“(딸이) 정실 자식들을 낳을 것을 내 이름을 걸고 서약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 뒤 딸을 신랑에게 주었다. 당시 아내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자손을 낳는 것이고 아내는 남편의 재산목록 1호였다.
중세에는 아내가 남편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아내를 때릴 법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1467년 독일의 한 결혼생활지침서에 따르면 아내의 의무 가운데 하나는 남편이 이를 뽑을 때 함께 있어주는 것이다.
이처럼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아내의 역사는 곧 속박과 순종의 역사였다. 이 책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서구에서의 결혼과 아내상의 개념 변화를 시대별로 꼼꼼히 짚어낸다. 저자는 스탠퍼드대 여성과 성 연구소의 저명한 원로학자로 ‘유방의 역사’를 펴냈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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