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하고 소박한 작은 찻집에 앉아 여자와 남자가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연애에는 어딘지 모르게 이해타산의 감정이 깔려 있어서 한번 불이 붙었다 하면 높고 찬란하게 활활 타오를 수는 있지만 무상의 사랑에는 그런 불순물이 없는 만큼 어떤 고난과 고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여자=종교가 아니라도 ‘개인적인 절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어요. 그게 바로 연애였어요. 모든 것을 다 버려도 이것만은 버릴 수 없다, 한 순간이라도 분명하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 내게는 연애가 바로 그런 것이었어요.
사랑과 이별 사이에 놓여 있는 수많은 것들을 자신의 거울에 비춰 보여주는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 이들이 번갈아가며 털어놓는 고독과 연애, 결혼과 이혼, 순애와 불륜에 대한 내밀한 ‘사랑의 대화’가 싱싱하고 향기롭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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