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난국, 내부부터 추슬러야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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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지표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고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쟁으로 인한 수출 차질액은 6000만달러를 넘어섰고 소비심리는 최악의 상태이다. 물가까지 불안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한은의 전망은 전쟁 조기 종결을 가정한 것이어서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그 부정적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이라크전쟁 외에도 북핵이라는 결정적 변수를 안고 있다. 북핵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일 수 없다. 이라크전쟁이 장기화하면 미국은 북핵 문제로 신경을 돌릴 여유가 없다. 이는 북핵 문제가 미해결 상태로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한국 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다.

첩첩이 쌓인 악재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내부부터 추슬러야 한다. 이라크전쟁이나 북핵 같은 외생변수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 정부 기업 가계로 이어지는 경제주체들이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제 역할을 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 경제팀은 모든 변수를 감안한 장단기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라크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동시에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에너지 절약, 물가안정대책은 물론 내수에서 돌파구를 찾는 방안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활동에 대한 지원책도 강구해야 한다.

기업들도 이라크전쟁과 북핵 문제 진전에 따른 비상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경제의 버팀목은 기업이다. 국민들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깨닫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상당한 고통이 따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가 벼랑으로 몰리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은 높아지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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