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연구반’ 학생 33명이 출장 강사인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가 내는 퀴즈에 귀를 기울였다.
“T는 따라들어와 물가 폭등에 대한 이야기며…주식을 몇 주 사뒀더니 꽤 이익이 남았다든가…한참 이야기하다가 돌아갔다.”
어느 소설에 이 구절이 나오느냐가 질문이었다. 작자가 현진건이라는 힌트에 대번에 답이 쏟아졌다. 정답은 빈처.
김 상무는 이 소설이 발표된 1921년 1월에 이미 경성(지금의 서울)에서는 주식투자가 유행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1920년 2월 경성주식현물시장이 1만주를 공모할 때 1만5998명이 모여들었고 25원 하던 이 주식 값이 두 달 뒤 147원으로 올랐다는 얘기에 학생들은 ‘알 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주식시장의 발전사’를 주제로 한 45분 강의 내내 학생들은 마른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귀를 기울였다.
이 날 강의는 ‘주식에 한(恨)이 없지는 않다’는 윤익희 지도교사(48·사회)가 증권업협회에 요청해 이뤄진 ‘현장 증권교육 프로그램’의 첫 번째 행사였다.
협회는 앞으로도 20명 이상이 신청하면 전문 강사를 보낼 계획. 강사료는 받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 어떤 주제로 강의를 할지도 신청자가 결정한다. 신청은 한국증권업협회 연수부(02-2003-9323)나 협회 홈페이지(www.ksda.or.kr)에서 받는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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