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강의실]1921년 서울에선 주식투자 유행했었죠

  • 입력 2003년 4월 1일 21시 36분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가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고등학교를 찾아 증권 교육을 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가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고등학교를 찾아 증권 교육을 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마포고 1학년 18반 교실.

‘주식연구반’ 학생 33명이 출장 강사인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가 내는 퀴즈에 귀를 기울였다.

“T는 따라들어와 물가 폭등에 대한 이야기며…주식을 몇 주 사뒀더니 꽤 이익이 남았다든가…한참 이야기하다가 돌아갔다.”

어느 소설에 이 구절이 나오느냐가 질문이었다. 작자가 현진건이라는 힌트에 대번에 답이 쏟아졌다. 정답은 빈처.

김 상무는 이 소설이 발표된 1921년 1월에 이미 경성(지금의 서울)에서는 주식투자가 유행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1920년 2월 경성주식현물시장이 1만주를 공모할 때 1만5998명이 모여들었고 25원 하던 이 주식 값이 두 달 뒤 147원으로 올랐다는 얘기에 학생들은 ‘알 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주식시장의 발전사’를 주제로 한 45분 강의 내내 학생들은 마른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귀를 기울였다.

이 날 강의는 ‘주식에 한(恨)이 없지는 않다’는 윤익희 지도교사(48·사회)가 증권업협회에 요청해 이뤄진 ‘현장 증권교육 프로그램’의 첫 번째 행사였다.

협회는 앞으로도 20명 이상이 신청하면 전문 강사를 보낼 계획. 강사료는 받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 어떤 주제로 강의를 할지도 신청자가 결정한다. 신청은 한국증권업협회 연수부(02-2003-9323)나 협회 홈페이지(www.ksda.or.kr)에서 받는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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