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6개월간 532경기 “반갑다 프로야구”

  • 입력 2003년 4월 4일 17시 46분


“플레이∼볼!” 싱그러운 봄바람과 함께 프로야구가 돌아왔다.

2003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이 5일 개막돼 6개월여간 총 532경기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는 팀 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승률제에서 다승제로 변하는 등 제도상의 변화가 많고 주축선수들도 소속팀을 많이 바꿔 관심거리가 늘었다. 올해 팬들이 눈여겨봐야 할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최강 삼성의 적은 40대=지난해 한국시리즈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게임으로 21년 묵은 한을 단숨에 풀어버린 삼성. ‘승부사’ 김응룡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올해도 전체적인 투타전력이 최강이다. 게다가 지긋지긋한 ‘우승 징크스’를 풀어내면서 예상액을 뛰어넘은 ‘뭉칫돈’을 받아 우승의 달콤함을 한껏 맛봤다. 결과에 따른 보상이 엄청나다는 걸 터득한 선수들이 다시 한번 우승의 열매를 따기 위해 덤벼들 게 분명하다.

하지만 김 감독이 경계해야 할 세력은 바로 김성한(기아) 김재박(현대) 유승안(한화) 조범현 감독(SK) 등 ‘40대 기수들’이다. 패기와 젊음을 큰 무기로 하는 40대 감독들은 올해 탄탄한 팀 전력을 쌓아놓고 김응룡 감독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무리 진필중과 슬러거 박재홍을 영입한 기아, 에이스 정민태를 컴백시킨 현대는 삼성과 함께 ‘우승후보’로 분류되고 있고 시범경기에서 1, 2위를 차지한 SK와 한화도 만만치 않다.

▽이승엽과 심정수〓미국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올해 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스프링캠프를 함께 한 이승엽(삼성)과 심정수(현대)는 올 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들. 지난 시즌엔 이승엽이 47개로 1위, 심정수가 불과 1개 차인 46개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심정수는 지난해 프로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내는 등 기량이 절정에 달해 있는 데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3할 타율(0.307·13타수4안타)에 1홈런 3타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올해만큼은 심정수가 이승엽을 제치고 첫 홈런왕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적선수들〓올해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은 ‘태풍의 눈’이다. 특히 기아의 ‘우승 청부사’로 부름을 받은 특급 마무리 진필중과 ‘리틀 쿠바’ 박재홍이 얼마나 활약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 이들이 제 몫을 해낼 경우 기아는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나 현대에서 SK로 이적한 박경완은 SK의 전력을 두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 그가 채병룡 제춘모 엄정욱 송은범 등 팀 마운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끈다면 SK는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 돌풍을 일으킬 게 분명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개막전 선발투수 예고 ( )는 지난해 성적.
잠실LG 이승호
(2승2패1세 4.11)
SK 스미스
(성적없음)
수원현대 정민태
(성적없음)
롯데 김장현
(4승9패1세 5.26)
대구삼성 엘비라
(13승6패 2.50)
두산 박명환
(14승10패 3.44)
광주기아 리오스
(14승5패13세 3.14)
한화 송진우
(18승7패 2.99)

프로야구 개막전 이벤트
행사 내용
대구(삼성)아트페인팅, 힙합댄스공연, 풍선날리기
잠실(LG)영화 ‘루키’ 상영, 마칭밴드 퍼레이드, 로봇 상승식, 한국야구 발자취 사진전 전광판 상영
광주(기아)기아OB-연예인 야구단 ‘한’ 경기, 100인조 고적대 공연, 페이스페인팅, 풍선날리기
수원(현대)오토바이쇼, 대학연합응원단 치어리더 합동댄스공연, 난타공연, 트럼펫 합주

프로야구 입장요금 현황 (단위:원·성인기준)
잠실
(LG,두산)
수원
(현대)
문학
(SK)
대전
(한화)
대구
(삼성)
광주
(기아)
사직
(롯데)
지정석평일 8000800080008000800080008000
주말 10000
일반석평일내야5000500050005000500050005000
외야200030003000
주말내야600050005000
외야300030003000

▼‘다승제’로 순위결정… 입장료 구단 자율로

5일 대장정에 나서는 2003 프로야구에서 각 팀은 어느 때보다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전망이다.

이는 순위결정 방식이 종전 승률제에서 다승제로 바뀌었기 때문. 승수를 승수와 패수의 합계로 나눈 승률방식의 순위에선 계산에서 빠지는 무승부도 조금이나마 승률싸움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끌며 무승부로 끝내려는 일도 있었다.

반면 승수만으로 순위를 정하는 다승제에서 무승부는 사실상 패배와 다름이 없어 각 팀이 승리를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

여기에 ‘밤 10시30분 이후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이 없어지는 대신 시간제한 없이 12회로 이닝을 제한하는 제도가 생겨 경기의 박진감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과거 3명이던 외국인선수 보유한도는 2명으로 줄었다. 이는 국내선수 보호차원. 이에 따라 1군 엔트리도 27명에서 26명으로 축소됐다.

야구장 시설도 대폭 개선됐다. 잠실과 대구구장은 관중의 시야를 가렸던 1, 3루측 펜스 위쪽의 보호망을 과거 6m 높이에서 3m로 낮췄다. 경기장이 잘 보이도록 보호망 무늬도 기존 마름모꼴에서 정사각형으로 바꿨다.

현대 홈구장인 수원구장은 내야석을 푹신한 에어쿠션의자로 교체했고 선수단 출입구에 팬카페를 열어 팬과 선수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잠실구장은 2층 복도에 26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방을 새로 만들었으며 10억원을 들여 조명등을 더욱 밝게 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률 적용했던 입장요금이 올 시즌부터 구단 자율에 맡겨진다.(표 참조)

경기 시작시간은 4, 5, 9, 10월 평일과 6, 7, 8월 전 경기 오후 6시30분, 4, 5, 9, 10월 토요일은 오후 5시, 휴일과 일요일 오후 2시.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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