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교조가 비판받는 이유

  • 입력 2003년 4월 6일 19시 12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사회적으로 자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들의 활동이 합법적 테두리를 넘거나 혹은 지나치게 ‘투쟁성’을 띠면서 교사의 본분을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참교육을 주장하는 전교조가 교단보다 대외투쟁을 선호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자기 모순에 해당한다.

최근 며칠만 해도 전교조 교사들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과 교육개방에 반대해 연가투쟁을 벌였고, 이라크전 파병 반대운동 과정에서는 학생들에게 전쟁의 한쪽면만을 교육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얼마전에는 교육감에게 인사 잘못을 시인하는 ‘반성문’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교사에게 차 시중을 강요했다’며 전교조로부터 사과 압력을 받아온 한 초등학교 교장이 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전교조의 압력이 자살을 몰고 왔다는 직접적 증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숨진 서승목 교장이 남긴 글은 그가 전교조로부터 얼마나 시달림을 받았는지를 잘 말해준다. “전교조 간부가 ‘허위로 밝혀질 때 용서하지 않겠다’며 공갈협박을 했다”는 등의 내용에서 30년간 교직에 몸담아온 서 교장의 마음고생을 짐작케 한다. 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서 교장을 자살로 몰고 간 ‘가해자’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전교조의 투쟁적인 활동과 이에 대한 한국교총 등의 반발로 지금 우리 교단의 갈등과 분열은 치유가 어려울 정도로 곪아가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교 전교조 교사들은 교장 교감 등 비전교조 교원들과 사적인 자리를 함께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내편 네편’이 나눠지면서 우리의 교육현장은 나날이 황폐해지고 있다.

전교조는 학부모와 교육관계자 사이에서 ‘사사건건 교육정책의 발목을 잡는 단체가 없어져야 교육이 발전한다’ ‘정치투쟁을 하는 교사들은 교단을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진 이유를 알아야 한다. 투쟁에 따른 학습권의 침해와 이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를 걱정하는 사회의 비판을 귀담아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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