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야구를 하다 복귀한 선수는 하나같이 잘하는 반면 국내 팬에게 첫 선을 보인 일본인 선수는 맥을 못추고 있다. 이들이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팀성적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일본파 토종 선수를 보유한 팀은 잘 나가고 일본인이 소속된 팀은 꼴찌를 다투고 있다.
먼저 기아 이종범. 2년전 돌아온 그는 지난해 풀타임으로 출장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타율 0.293에 18홈런 35도루를 기록했지만 데뷔 첫해인 93년 이후 처음으로 2할대 타율로 떨어져 ‘야구천재’의 명성에 금이 갔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초부터 불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3연승을 진두지휘했다. 8일 현재 13타수 7안타, 타율 0.583에 5득점 2타점. 2루타 2개에 홈런도 1개를 때려 장타력이 7할대(0.714)에 이른다.
2년만에 복귀한 현대 정민태의 활약은 실로 눈부시다. 5일 개막전인 롯데전 선발로 나간 그는 7이닝동안 탈삼진 8개를 곁들이며 4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99년 마지막 20승 투수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화 정민철은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복귀 첫 시즌인 지난해 7승13패에 평균자책 5.36의 부끄러운 성적표를 안았던 그가 8일 LG와의 홈 개막전에서 팀에 시즌 첫 승을 안기는 역투를 했다.
6회까지 탈삼진 6개에 4안타 1볼넷 1실점. 마음고생은 지난해로 다 끝냈다.
LG 이상훈. 지난해 시즌중 뒤늦게 합류했음에도 7승2패 18세이브에 1점대 평균자책(1.68)을 기록, 전성기 때의 구위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6일 SK전에서 1점차 승부를 틀어막는 1이닝 퍼펙트 투구를 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반면 3연패로 나란히 꼴찌에 머물고 있는 두산과 롯데는 일본인 투수가 ‘뜨거운 감자’다. 두산은 5일 삼성과의 개막전에 마무리로 투입된 이리키가 1타자도 잡지 못한 채 2연속 안타를 맞고 역전패의 주범이 됐다. 롯데 투수 모리는 시즌 엔트리에 들지도 못한 채 퇴출돼 보따리를 쌌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