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왼손의 위어 ‘그린재킷’…마스터스골프 정상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4월 14일 18시 17분


마이크 위어(33·캐나다)가 왼손잡이로는 사상 처음으로 마스터스골프 정상에 올랐다.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7290야드)에서 열린 제67회 마스터스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최종 4라운드. 위어는 린 매티스(미국)와 동타(7언더파 281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자멸한 매티스를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그린재킷’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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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GC ‘핸디캡 1번홀’인 10번홀(파4·495야드)에서 벌어진 연장전. 위어는 나흘 연속 파, 매티스는 1, 2라운드 파에 이어 3, 4라운드 연속 버디를 낚아 기록상으로는 매티스에게 유리한 홀이었다.
2003 마스터스 골프대회 1 2R 3R 4R


하지만 마스터스에 4년 연속 출전한 위어와 88년 아마추어 때 초청선수로 출전한 이후 생애 두 번째 출전한 매티스의 대결은 두 번째 샷에서 일찌감치 판가름났다.
두 선수 모두 드라이버 티샷은 페어웨이 정중앙에 안착시킨 상황. 위어는 308야드, 매티스는 307야드나 날리며 팽팽히 맞섰다.
이 1야드 차로 희비가 갈렸다. 결과론이지만 치는 순서가 바뀌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먼저 쳐야 하는 매티스는 그린 왼쪽에 위치한 핀을 향해 회심의 아이언샷을 날렸다. 그러나 잔뜩 긴장한 그의 샷은 왼쪽으로 말리면서 그린을 벗어나 아름드리나무 뒤에 떨어졌다. 이를 확인한 위어는 안전하게 그린 정중앙에 안착시켰다.
3온시킨 매티스에게도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위어의 버디퍼팅이 홀을 180㎝ 정도 지나쳐 까다로운 라이에 멈춰섰기 때문.
그러나 이날 정규라운드에서 신들린 듯한 퍼팅으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쳤지만 이미 집중력이 흐트러진 매티스의 파퍼팅은 어이없게 홀 반대편 그린에지까지 굴러갔다. 보기퍼팅마저 다시 홀을 지나쳐 150㎝ 지점에 멈춰서고 말았다.
위어는 2퍼팅으로 여유 있게 승부를 끝내 마스터스 사상 처음이자 63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밥 찰스 이후 두 번째 ‘왼손잡이 메이저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로써 위어는 우승상금 108만달러를 추가, ‘마스터스 사상 첫 3연패’ 달성에 실패한 타이거 우즈(306만7250달러·미국)를 제치고 상금랭킹 선두(328만6625달러)에 나섰다. 위어는 또 자신의 미국PGA 투어 6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는 ‘진기록 행진’도 이어갔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제67회 마스터스골프 최종 성적 (*연장우승)
순위선수 스코어상금(달러)
*마이크 위어-7281(70-68-75-68)108만
린 매티스-7281(73-74-69-65)64만8000
필 미켈슨-5283(73-70-72-68)40만8000
짐 퓨릭-4284(73-72-71-68)28만8000
제프 매거트-2286(72-73-66-75)24만
어니 엘스-1287(79-66-72-70)20만8500
비제이 싱-1287(73-71-70-73)20만8500
데이비드 톰스 등 5명0288(71-73-70-74)16만2000
레티프 구센+1289(73-74-72-70)12만
팀 클라크+1289(72-75-71-71)12만
최경주+2290(76-69-72-73) 9만3000
타이거 우즈+2290(76-73-66-75) 9만3000

▼최경주 내년 자동출전…“아쉽지만 결과에 만족”

‘탱크’ 최경주(33·슈페리어, 테일러메이드)가 올 마스터스에서 받은 상금 9만3000달러(약 1억1160만원)보다 더 값진 소득은 자신감. 톱10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별들의 전쟁’ 마스터스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했기 때문이다.
우선 그는 처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골퍼로서는 처음 본선에 진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데이비스 러브 3세(이상 미국) 등 톱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공동15위는 자신의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 지난해까지 7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최경주의 종전 최고 성적은 2001미국PGA챔피언십 공동29위였다. 지난해 정규투어 2승을 거두면서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증거.
최경주는 또 올 시즌 상금랭킹이나 세계랭킹과는 상관없이 ‘전년도 대회 공동16위 이내 선수’에게 주어지는 2004마스터스대회 자동출전권도 획득했다.
최경주는 경기를 마친 후 “첫 술에 배부르겠는가. 아쉽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내년에는 더욱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마스터스 데뷔 소감을 밝혔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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