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 온갖 보호장구를 하고 1회부터 9회까지 뛰고 나면 적어도 몸무게가 1㎏은 빠진다는 게 포수들의 얘기다. 어디 그 뿐인가. 신경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투수 공 받아야지, 야수들에게 작전 지시 해야지, 상대팀 도루도 막아야지….
게다가 타자 바로 뒤에 있기 때문에 잔부상도 자주 생긴다. 특히 올해는 시즌초반부터 주전포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고 있어 감독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번주만 해도 벌써 3명이 '부상자 리스트‘에 올랐다. 15일 광주에서 열린 기아-SK전에선 기아 포수 김상훈이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와 부딪쳐 왼쪽 손목을 다치는 바람에 경기에서 빠졌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다음 게임부터는 출전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
김상훈이 다친 이튿날은 SK 포수 박경완의 차례. 번트수비 중 1루송구를 하다 오른쪽 발목을 접질려 삐끗한 것. 벤치로 실려나간 박경완은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어 17일 기아전에 결장했다. 앞으로도 2,3경기는 출전이 어려울 전망.
17일엔 삼성 김응룡 감독이 애지중지하는 진갑용이 다쳤다. 수원 현대전에서 3회 현대 심정수의 파울팁에 맞아 왼쪽다리를 맞고 쓰러진 것. 진갑용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5분여간 치료를 받고 나서야 간신히 그라운드에 나섰다.
백업포수가 약한 삼성으로선 진갑용이 절대적인 존재. 그는 8개구단 주전포수 중 유일하게 지난해 전 경기에 출전했다.
진갑용은 “너무 아파 눈물이 찔끔 나더라. 하지만 감독님이 나만 믿고 있으니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형편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대 포수 강귀태는 개막 이틀째인 6일 롯데전에서 무릎 인대가 늘어나 아직까지 게임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는 강귀태 대신 노장 김동수로 힘들게 경기를 치르고 있는 형편. 그야말로 포수들의 ‘수난시대’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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