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씨름판 ‘지각변동’

  • 입력 2003년 4월 20일 18시 02분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3·LG투자증권)이 프로 데뷔 4개월만에 백두봉을 정복했다.

최홍만은 19일 전북 진안문예체육회관에서 열린 진안장사씨름대회 백두급(105.1㎏ 이상) 결승전에서 역시 신인으로 결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젊은 황소’ 하상록(24·현대중공업)과 2-2로 맞서다 경고승을 거두고 꽃가마를 탔다.

2m18로 최장신 장사인 최홍만은 30㎝가 작은 하상록에게 잡채기와 안다리로 먼저 두 판을 빼앗겼으나 긴 상체를 이용한 밀어치기로 두 판을 만회했다.

이들은 마지막 판에서 규정시간(2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경고 한 개를 받은 하상록을 제치고 최홍만이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동아대를 중퇴하고 프로에 뛰어든 최홍만과 영남대를 졸업한 하상록 두 신인 장사의 등장으로 앞으로 모래판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 장사 중에서도 최고봉인 백두급 우승을 놓고 신인끼리 맞붙은 적이 최근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백두급은 93년 이후 이태현(27·현대중공업)이 14번, 김영현(27·LG투자증권)이 11번, 백승일(27·LG투자증권)이 6번, 신봉민(29·현대중공업)이 4번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정상을 분할해왔다.

최홍만과 하상록에 이번대회 백두급에서 8강에 오른 ‘뚝심의 사나이’ 박영배(21·현대중공업)까지 신인 특급장사가 대거 등장함에 따라 앞으로 장사들의 ‘신구 대결’이 흥미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한라급(105㎏ 이하)에서도 프로 2년차인 김기태(23·LG투자증권)가 정상에 오르며 새별로 떠올랐고 7위에 오른 김효인(22·신창건설)도 프로 2년생인 신예.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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