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美LPGA “미국은 없다”

  • 입력 2003년 4월 20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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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체제’에서 ‘춘추전국시대’로.

올 시즌 미국LPGA투어 초반 판도는 절대강자가 없는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무려 11승, 박세리(CJ)가 5승을 거둬 총 30개 대회 중 절반 이상을 두 선수가 나눠가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개막전 이래 대만의 신예 캔디 쿵(22)이 정상에 오른 다케후지클래식까지 총 5개 대회 우승자가 모두 다를 정도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소렌스탐과 박세리는 각각 1승으로 체면을 지키고 있지만 지난해 보여준 ‘강력함’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편 대회마다 출전선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선수들이 홈코스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어 미국LPGA측은 참담한 심정. 미국선수들은 지난해에도 불과 6승밖에 거두지 못해 들러리로 전락했었다.

노장인 줄리 잉스터(43)와 맥 말론(40·이상 미국)이 3승을 보태며 분전했을 뿐 미국골프의 자존심을 지켜줄 젊은 유망주가 올해도 눈에 띄지 않는다. 다케후지클래식에서 미국LPGA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쿵, 아쉽게 공동2위에 그쳤지만 우승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한 강수연(아스트라) 등 ‘비미국인 신예’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쿵의 올 시즌 선전은 예견됐던 일. 미국 최우수 여자주니어와 대학선수로 뽑히는 등 어려서부터 미국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쿵은 조건부 출전권자였던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공동4위의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첫 풀시드로 출전한 올 시즌 다섯 번째 대회에서 첫 톱10을 생애 첫 우승으로 장식한 쿵은 이로써 2000년부터 미국에서 활약해온 고국선배 린유핑(24)을 제치고 대만이 배출한 미국LPGA 스타로 떠올랐다.

‘해외파’에 점령당한 미국LPGA투어에서 미국선수들이 몇 승이나 거둘 수 있을까. 올 시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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