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홈런품질 4인4색…‘홈런 1위’ 4인 비교

  • 입력 2003년 5월 6일 17시 46분



안갯속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홈런레이스를 두고 하는 얘기다.

5일 현재 홈런 1위자리(8개)엔 4명이 나란히 앉아 있다.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과 마해영(이상 삼성), 심정수(현대)와 쿨바(두산). 이들 4명의 홈런레이스 특징을 분석해 봤다.

▽이승엽

그는 요즘 말수가 부쩍 줄어들었다. 타격부진 때문이다. 시즌초반엔 머리를 해병대처럼 바짝 깎기도 했고 최근엔 휴대전화를 아예 받지 않는다. 그만큼 심기가 불편하다. 타율이 0.236에 불과하다. 하지만 홈런수는 23경기에서 8개. 게임당 0.35개로 이런 페이스라면 시즌종료까지 46개를 칠 수 있어 지난해(47개)와 비슷하다. 아무리 방망이가 안 맞아도 홈런치는 능력만큼은 여전하다는 게 입증되고 있는 셈. 좌(1개) 좌중(2개) 중(2개) 우(3개)로 방향을 가리지 않고 ‘부챗살 타법’을 보여주고 있다.

▽심정수

지난해 생애최고인 46홈런을 때려냈지만 1개차로 아깝게 이승엽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첫 홈런왕 타이틀을 따낼 호기. 올 초 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서 얻은 자신감에다 타격감도 절정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기복없는 플레이가 장점으로 부상만 없다면 50홈런까지 노려볼만 하다. 계란과 영양제로 만든 우람한 근육으로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4명의 경쟁자중 홈런 비거리가 122.5m로 가장 길다. 홈런방향은 8개 전부 왼쪽일 정도로 철저히 잡아당기는 ‘풀히터’.


▽마해영

그는 홈런왕 타이틀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롯데시절인 99년 타율 0.372로 첫 타격왕을 차지했지만 54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 신드롬’에 밀려 주목받지 못한 사실을 아직도 머릿속에 담아놓는다. 이승엽에게 은근한 라이벌의식을 갖는 것도 이 때문.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스타덤에 오른 마해영은 올해 이승엽과 ‘진검승부’를 해보겠다고 작정했다.

홈런페이스도 꾸준한 상태라 지난해 자신이 때려낸 33개를 넘기는 것은 확실. 홈런왕이냐, 아니냐만 남았다. 마해영은 8개중 3개를 오른쪽으로 넘겨 밀어치기에도 능하다.

▽쿨바

지난달만 해도 ‘조기 퇴출론’이 심각하게 거론됐던 타자. 시즌개막 후 15경기까지 타율이 1할대였다.

하지만 4월말부터 홈런을 펑펑 때려대더니 어느새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타율이 0.220에 그칠 정도로 ‘공갈포’ 스타일이지만 제대로만 맞으면 공이 새카맣게 펜스를 넘어간다. 5일 잠실 LG전서도 “딱”하는 소리와 함께 좌측 담장을 넘겼다. 솔로홈런이 6개로 주자가 없을 때 주로 홈런이 터진다는 게 약점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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