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권을 지키려는 외국계 기업과 사업권을 넘겨받으려는 국내 기업들이 로비전을 벌이느라 정작 상품 개발 등 사업 본연의 일은 등한시함으로써 모두 패자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치열한 로비전에서 검은 돈으로 배를 불린 쪽은 정치권이다. 외국계 CCP코리아는 정치권에서 사업권 독점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오자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 금품 로비를 벌였고 사업권을 가져가려는 쪽은 그 쪽대로 로비를 벌인 의혹이 있다.
월드컵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권을 넘겨받은 코오롱TNS는 정부 지원까지 받았지만 부도를 내고 말았다. 이 때문에 월드컵 휘장이 부착된 상품을 제조해 납품한 중소기업들은 납품 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휴지조각이 되는 손실을 입어 가장 큰 피해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깨끗하지 못한 정치가 나라에 손실을 끼치고 기업에 고통을 준 전형적인 사례이다.
월드컵 휘장사업 관련 뇌물 정치인 리스트에는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소속 의원들이 골고루 들어 있어 여야 의원이 사이좋게 뇌물을 공유했다는 인상을 준다. 검찰은 전 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해 구체적인 수뢰액수까지 파악했으나 현역 의원들이 포함돼 소환 수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 배지가 뇌물범죄의 방패막이가 되는 그릇된 관행은 언제나 사라지게 될지 한심하다.
검찰은 월드컵 4강 신화의 감동 뒤에서 이루어진 검은 로비의 정체를 소신껏 밝혀내 순수한 국민적 열정을 더럽힌 주인공들을 처벌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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