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아 파아 파아 파아 파아 파아 파아 파아 빠르네 파아 파아 빨라졌다 니 정도면 1만에서 세계 기록 보유자인 누르미의 기록 30분6초2를 깰 수도 있겠다 파아 파아 파아 파아 하지만도 전쟁이 파아 파아 망할 놈의 전쟁!”
“형이 하라카는 대로 매일 달려서 그렇다”
“파아 파아 매일 달려도 안 되는 놈은 안 되는 기다 파아 파아 파아”
“마라톤 하고 싶다…전쟁이 끝나면”
“전쟁이 언제 끝날지 우째 아노 파아 파아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데”
형은 말을 끊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붕 하는 엔진 소리가 들린다 기체의 그림자가 가늘고 날개 끝이 둥그렇다 하야부사(준)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대나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형은 끙 하고 신음을 내지르며 생각났다는 듯 파아 파아 숨을 헉헉거렸다
“뛰자”
형은 엔진 소리를 떨쳐내려는 듯 남천교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내년 3월에 또 낳는 갑더라 당신 전부인이 넷을 낳았으니 나도 무슨 일이 있어도 넷을 낳을 거라 카면서 큐큐 파파” 형의 옆얼굴에는 불행이 오수처럼 넘치고 있었다 큐큐 파파 하고 싶은 얘기가 달리 있을 텐데 나는 긴장했다 “같이 도망칠까” 형은 가칠한 목소리로 말했다
글 유미리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