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HOT]‘홈런왕’ 소사 부정배트 “맙소사”

  • 입력 2003년 6월 4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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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 소사가 1회 볼을 치는 순간 방망이가 두 동강 나고 있다.[AP]
새미 소사가 1회 볼을 치는 순간 방망이가 두 동강 나고 있다.[AP]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새미 소사(35·시카고 컵스)의 부정 방망이 파문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소사는 4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서 코르크 방망이를 사용한 것이 발각돼 퇴장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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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말 1사 2, 3루에서 타석에 선 그는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2루땅볼을 쳐 3루주자 마크 그루질라넥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때 석연치 않은 점을 감지한 주심 팀 매클러랜드가 3명의 누심과 컵스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불렀고 부러진 방망이 속에서 코르크를 발견해냈다. 규칙에 따라 소사의 타점은 인정되지 않았고 아웃카운트만 1개 늘어난 채 그루질라넥은 3루로 돌아갔다.

코르크 방망이는 나무 안에 구멍을 내고 코르크를 채워 넣은 것. 무게가 가벼워 스윙 스피드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강한 반발력으로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 프로야구에선 사용이 금지된 부정 방망이다.

소사는 경기 후 “나를 아끼는 팬과 동료에게 사과한다. 모든 비난을 감수하겠지만 그건 분명히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방망이를 부러뜨렸지만 한 번도 부정 방망이로 판명된 적이 없었다. 나는 홈런을 치기 위해 부정을 저지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오늘 사용한 것은 훈련용 방망이였는데 무심결에 들고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매클러랜드 주심을 비롯한 심판위원들은 소사의 남은 방망이를 모두 수거했다. 철저한 조사를 위해서다. 소사의 말대로 이날 단 한 번 사용한 실수로 판명되더라도 출전정지 등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클러랜드 주심은 83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조지 브레트의 송진 방망이와 9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앨버트 벨리의 코르크 방망이를 적발해냈던 주인공.

15년 통산 505홈런으로 역대 17위에 올라 있는 소사는 유일하게 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쳐낸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슬러거. 97년 36홈런을 기록한 중거리 타자였다가 이듬해 곧바로 66홈런을 터뜨리자 당시 약물을 복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잦은 부상으로 지난달 2일 이후 홈런포가 휴업 중이며 6홈런에 머물고 있다.한편

주위에선 소사의 부정 방망이 파문이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 상대팀인 탬파베이의 루 피넬라 감독조차 “소사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긴 선수”라며 “그의 위대한 업적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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