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김남일 “황금 왼발 묶어주마”…우루과이전 레코바 전담수비 특명

  • 입력 2003년 6월 5일 17시 54분


‘황금의 왼발’ 대 ‘진공청소기’.

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친선경기를 벌이는 우루과이축구대표팀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알바로 레코바(27·인터 밀란·사진).

현란한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 돌파가 돋보이는 레코바는 올 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10골을 기록할 만큼 탁월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4-3-1-2포메이션’을 구사하는 우루과이대표팀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지만 플레이메이커로 공수를 폭넓게 조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역대 A매치에서는 49경기에서 11골을 잡아냈다.

레코바의 장점은 왼발 슛. 지난해 월드컵 조별리그(A조) 마지막 세네갈전에서 왼발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을 때 보여준 것처럼 그의 왼발 슛은 휘는 각도가 크고 스피드가 빠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5일 오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도 위력적인 왼발 슛을 터뜨려 한국측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레코바의 단점은 몸놀림이 빠르지 않다는 것. 한국팀의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은 이 때문에 발이 빠르고 투지가 좋은 김남일을 레코바의 전담 수비수로 붙여 처음부터 패스를 차단할 계획. 김남일은 지난해 월드컵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상대팀 플레이메이커들을 옴짝 달싹 못하게 해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진공청소기’란 별명을 얻었던 찰거머리 수비의 대명사.

월드컵 뒤 네덜란드 프로축구에 진출, 임대 뒤 이적 조건으로 엑셀시오르에서 뛰고 있는 김남일은 이적 실패로 7월부터 국내로 복귀하게 돼 마음고생이 심하지만 우루과이전과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을 기다린다는 계획.

쿠엘류 감독은 레코바를 처음부터 꽁꽁 묶기 위해 김남일에다 이을용과 송종국까지 수비에 가담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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