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유명한 ‘이,승,엽, 홈런!’이고 또 하나는 ‘위풍당당, 양준혁’이다.
삼성 양준혁(34)이 타석에만 들어서면 1루쪽 관중들이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위풍당당, 양준혁’ 구호를 외친다.
대구팬들이 이승엽에 쏟는 사랑만큼 양준혁에게도 이처럼 애정을 보이는 것은 그가 대구의 ‘프랜차이즈’ 스타이기 때문. 대구상고-영남대를 거친 양준혁은 삼성에서 뛰다 해태와 LG를 거치긴 했지만 스스로 “내 몸엔 삼성의 푸른 피가 흐른다”고 말할 정도로 소속팀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선수가 이렇게 팀을 사랑하니 팬들도 덩달아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특이한 점은 양준혁이 대구 뿐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인기가 많은 ‘전국구’라는 점. 최근 발표된 프로야구 올스타 투표 7차 집계에서 17만9191표를 획득, 지난해 두산 심재학의 16만6278표를 넘어 역대 최다득표를 한 것만 봐도 그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인기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호쾌하게 치고 열심히 뛴다는 것. 양준혁은 경기가 끝난 뒤 팀에서 유니폼이 가장 더러운 선수다. 그만큼 열심히 뛰고 몸을 아끼지 않고 슬라이딩 한다는 얘기. 타격도 시원시원하다. 안타를 치건, 삼진을 당하건 화끈하게 방망이를 휘두른다. 게다가 ‘개다리 타법’으로 가끔 코믹스런 장면까지 연출한다. 비싼 입장료 주고 야구 보러 온 팬들 입장에선 양준혁 만큼 팬서비스 확실한 선수가 없다.
올해 성적도 발군이다. 타격 3위(0.340), 홈런 3위(19개), 타점 9위(42개)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랭킹 10위안에 포함돼 있다. 지난해 삼성과 4년간 23억2000만원(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3000만원)의 초특급 계약을 체결한 뒤 기대에 못 미쳤던 양준혁은 “솔직히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며 “올 스프링캠프에서 독하게 마음먹고 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상승세에 대해 “오른쪽 어깨가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타격하면서 오른쪽 팔을 완전히 놓는 폼으로 교정한 뒤부터 타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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