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경영 현상을 간단한 몇 가지 법칙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20세기 중반 이후 경영 관련 연구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기업 경영이나 조직 관리가 마치 수학 방정식처럼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고도의 테크닉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기업 경영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바로 그 사람의 두뇌 작용이나 사고방식이 컴퓨터처럼 정교하지 않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복잡한 이론이나 모델이 과연 실제 경영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책은 수많은 경영 관련 서적 중에서도, 정말 간단하지만 경영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책들만 선정해서 묶어 놓았다. 책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이 모두 흥미롭지만, 우선 1부에 소개된 80/20 법칙, 빅3 법칙, 파킨슨 법칙 등이 눈길을 끈다. 80/20 법칙이란 노력, 투입량, 원인의 작은 부분이 대부분의 성과, 산출량, 결과를 이루어낸다는 법칙이다. 즉, 개인이나 기업이 노력해서 이룬 성과의 80%는 그 일을 위해 투입한 전체 시간의 20%에 의해 성취된다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여러 사업을 방만하게 운영하기보다는 성과의 80%를 창출하는 20%의 핵심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든지, 모든 고객을 상대로 노력을 분산하기보다는 80%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핵심 고객 20%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도출될 수 있다.
빅3 법칙도 파격적이다. 운동화 산업에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이 있고, 햄버거 체인에 맥도날드, 버거킹, 웬디스가 있듯이, 모든 산업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3개의 대기업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이 빅3 법칙의 핵심이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자신의 기업이 빅3 기업에 포함될 수 있는지, 만약 안 된다면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문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에 대한 재미있는 원리이다. 파킨슨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어떤 조직이든 하는 일의 양과 그 조직의 직원 수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특히 공적 조직은 가능한 한 부하 직원들을 늘리려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위해 일자리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40년대 영국의 식민성은 관리해야 할 대영제국의 규모나 식민지 수가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직원 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주요 전쟁 사례에서 추출한 원리를 경쟁 전략에 응용한 연구들, 고객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 조직의 흥망성쇠에 관한 연구 결과 등을 각각 정리하고 있다. 특히 티핑포인트, 부메랑의 법칙, 관계우선의 법칙, 유비쿼터스 등이 담겨 있는 책의 3부는 각종 사례와 함께 바이러스, 고객 감각, 고객 관계, 네트워크 등 고객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새로운 연구들이 소개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흥미만점일 것이다.
이동현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dhlee@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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