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에서 고참병 폭력이 빚은 사고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마음을 놓고 있는 터에 군복무를 대체하는 의·전경에서 고참에 의한 폭력 사고가 끊이지 않아 과연 경찰이 국방의무를 수행하는 젊은이를 휘하에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24시간 괴롭히는 악마 같은 고참’ 때문에 자살하고 선배가 후배를 둔기와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하는 사고가 도대체 민주 문명국가의 경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자식이 무사히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기를 기다리다가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접한 부모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철통같은 국가안보가 필요한 분단국가에서 군 혹은 의·전경 부대에서 일어나는 고참 폭력은 젊은이들이 신성한 국방의무를 기피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뿌리 뽑아야 한다. 강한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엄정한 기강이 필요하지만 하급자를 괴롭히는 형태의 횡포와 폭력은 조직을 병들게 하고 사기를 좀먹을 뿐이다.
이처럼 인권이 무참히 유린되고 있는 집단이 버젓이 존재하는데도 국가인권위원회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이 조직이 직무유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인권위는 엉뚱하게 이라크 국민의 인권을 걱정하기 전에 제 동포의 인권이 짓밟히는 현실에 눈을 돌렸어야 했다. 고참 폭력 문제 등 의·전경 조직내 인권에 관심을 가져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의·전경의 음성적 구타사고도 예방 못하는 경찰에 사회 치안을 맡겨야 하는 시민은 불안하다. 고참 폭력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젊은 의·전경들의 정신교육도 중요하지만 지휘관에 대한 문책도 엄중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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