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배 2003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가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은행-삼성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0여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에선 각 팀의 용병을 2명에서 1명(금호생명만 2명 허용)으로 줄이고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한 제도를 도입해 더욱 빠르고 아기자기한 여자농구를 볼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이 보는 판도는 2강2중2약. 지난 겨울리그 우승팀인 우리은행과 준우승팀 삼성생명이 2강이며 국민은행 신세계가 2중, 현대 금호생명은 2약으로 분류된다.
우리은행은 겨울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용병 캐칭스가 빠진 점이 큰 변수. 새 용병 모어(196cm)는 캐칭스보다 13cm 더 커 골밑이 강화됐지만 기량은 캐칭스보다 떨어진다는 평.여기에 부상 중인 포워드 조혜진의 합류가 늦어지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프로2년차 포워드 이연화가 조혜진의 공백을 얼마나 메울지가 관건.
그동안 삼성생명의 아킬레스건은 ‘공주병’. 선수들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근성이 부족했기 때문. 구단측은 “공주병을 없애기 위해 올해 해병대 훈련까지 실시했다”며 우승을 호언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김지윤 김경희 최위정 양희연 홍정애 등 주전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점이 불안요인. 또 신세계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한 정선민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냐가 관건이다. 허윤자와 양지희에 기대하고 있다.
현대는 팀의 기둥인 전주원이 최근 발목부상을 당해 비상이 걸렸다. 강지숙 진미정도 몸상태가 좋지 않다. 따라서 진신애 남경민등 식스맨들의 활약여부가 관건이다.
금호생명은 겨울리그 신인왕인 곽주영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2명을 보유한 것도 강점. 이를 바탕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정=49일간의 정규리그(10일∼ 8월27일)를 걸쳐 플레이오프(8월29일∼9월3일)와 챔피언결정전(9월5일∼12일)을 치른다. 정규리그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정규리그 1-4위, 2-3위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승리한 팀이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달라지는 점=지난 시즌까지는 팀 당 용병 2명 보유에 1명 출전을 허용했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최약체인 금호생명만 2명 보유, 1명 출전의 혜택을 주고 나머지 팀들은 1명으로 제한됐다. 국내선수들이 좀 더 많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조치다.
또 상대의 속공을 저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반칙을 할 경우 팀 파울 개수와 상관없이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주는 인텐셔널 파울 제도를 도입했다. 속공을 강화해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눈길끄는 용병…삼성 바우터스 ‘준비된 왕별’
올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코트에는 ‘다국적군’이 몰려든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됐던 외국인 선수들의 국적이 벨기에 러시아의 유럽파에다 아프리카의 모잠비크까지 다양해 진 것.
용병 농사는 여전히 팀 성적을 결정지을 승부의 열쇠. 비 시즌 동안 각 팀이 저마다 ‘숨은 진주’를 캐기 위해 공을 들인 가운데 삼성생명 바우터스(23·1m93)는 단연 ‘준비된 스타’. 벨기에 대표 출신 센터로 2001년부터 2년 연속 프랑스리그 USVO에서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또 지난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클리블랜드 로커스에서 평균 8.9점, 4.5리바운드를 올렸다.
화려한 경력 때문에 삼성생명과 신세계가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을 벌였으며 아직도 앙금이 남아 있는 상태.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은 “나이가 어려 노련한 맛은 없다”며 전력 노출을 꺼리면서도 “큰 키치고는 빠르고 다양한 재주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바우터스는 자신의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annwauters.be)에 남긴 글에서 ‘속공과 3점슛이 많은 한국 농구에 대한 적응에 들어갔다. 12번(자신의 등번호)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꼴찌 탈출에 목이 마른 금호생명은 러시아 출신 가드 옥사나(1m78)와 모잠비크에서 태어난 센터 마아시(1m96)를 받아들여 전력을 끌어올렸다. 금호생명 신동찬 감독은 “패스에 약한 미국 출신 가드와 달리 옥사나는 동료들의 기회를 잘 봐주며 공격 능력도 갖췄다. 마아시는 파워는 떨어지지만 평균 25점, 15리바운드 정도는 해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캐칭스라는 특급용병을 앞세워 지난 겨울리그에서 사상 첫 우승을 맛본 우리은행은 WNBA에서 뛰던 포워드 겸 센터 제니(1m96)를 영입했지만 중량감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우리팀의 풍부한 국내 선수층과 용병이 호흡을 잘 맞춘다면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선민의 미국 진출로 골밑에 구멍이 뚫린 신세계는 러시아 대표였던 센터 옥사나(1m99)를 보강했지만 팀 합류가 다른 팀보다 2주 가까이 늦어져 초반 고전이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여름리그에서 삼성생명 소속이었던 장신 센터 스미스(2m5)를 넘겨받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6개구단 감독 출사표
○박명수/우리은행감독
“일단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1차 목표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면 최선을 다해 지난 겨울리그에 이어 다시 우승컵을 차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주전과 후보의 기량차가 별로 없어 선수 기용 폭이 넓다는 게 장점이다.”
2003겨울리그 14승 6패(우승)
○박인규/삼성생명감독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다. 용병과 국내선수의 조화가 중요하다. 박정은의 허리 부상이 걸리지만 식스맨의 기량이 향상됐다. 플레이오프에서 오르면 강한 근성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2003겨울리그 13승7패(2위)
○이영주/현대감독
“지난 시즌 힘겹게 4강에 올랐는데 올해는 수월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면 한다. 전주원 김영옥 등 주전 가운데 부상선수가 많기 때문에 진신혜 남경민 장화진 등 식스맨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2003겨울리그 9승11패(3위)
○이문규/신세계감독
“2000년 겨울리그 이후 우승을 못해 선수들의 의욕이 대단하다. 정선민이 빠져 공백이 커 보이지만 신예들의 기량이 늘어 기대하고 있다. 용병 옥산나는 차츰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03겨울리그 9승11패(4위)
○정태균/국민은행감독
“우리 역시 우승을 향해 뛰고 있다.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지만 주전들의 컨디션 난조가 걱정된다. 용병 스미스는 유일하게 국내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2003겨울리그 8승12패(5위)
○신동찬/금호생명감독
목표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이번 여름리그에는 반드시 꼴찌에서 벗어나겠다. 다른 팀보다 용병 1명이 많고 잘 뽑았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무릎을 다친 정윤숙과 한현선은 시즌 중반 투입될 것으로 본다”
2003겨울리그 7승13패(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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