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영웅’인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PSV 아인트호벤)과 움베르토 쿠엘류 현 대표팀 감독은 오랜 친구처럼 격의가 없었다. 한국의 월드컵 4강신화를 창조한 히딩크 감독은 우정 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고 쿠엘류 감독은 흔쾌히 경청했다.
10일 서울 신라호텔 이탈리아식당에서 열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초청 오찬 모임. 한국에서 처음 만나는 두 감독은 보자마자 반갑게 포옹을 했고 시종 웃음을 잃지 않으며 축구 얘기를 나눴다.
히딩크 전 감독은 “2002월드컵 때 한국이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수비라인에 홍명보, 미드필드에 유상철, 스트라이커에 황선홍 등 등뼈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키 플레이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홍명보와 황선홍이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고 유상철은 32세다. 대표팀이 안정되기 위해선 이들을 대체할 키 플레이어를 빨리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해선 “킬러가 필요하지만 골잡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드필더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는 세계적인 팀들도 안고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또 “축구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 쿠엘류 감독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팀을 훌륭하게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전 감독 말을 듣던 쿠엘류 감독은 “히딩크 감독은 역시 훌륭한 지도자다. 감독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책임감을 가진 위치에 있다.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유럽에는 프로팀이 많게는 5개나 되는 도시도 있다.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서는 서울에 프로팀이 생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 감독은 서울팀 창단 ‘100만인 서명운동’에도 적극 동참할 계획. 정몽준 회장도 “축구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선 서울에 프로팀 창단이 필수적이다. 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엔 조중연 협회 전무이사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진국 기술위원장,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세종대 교수)이 함께 참석해 축구발전에 대한 환담을 나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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