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수컷의 성기가 발기했을 때 크기는 고래가 3m, 코끼리 1.5m, 말 1m, 소 90cm, 인간 15cm(한국 남자의 평균은 12.5㎝), 고릴라 5cm, 모기 0.03cm라고 한다. 몸집에 비해 보면 인간의 ‘물건’ 크기를 작다고만 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다른 영장류 포유류와는 달리 성기에 뼈가 없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발기부전이라는 남성의 해묵은 고민이 여기서 비롯된다. 발기는 음경에 흐르는 피의 흐름에 좌우된다. 비아그라는 음경 동맥에 혈류를 증가시켜 ‘활력(Vigor)’이 ‘나이아가라(Niagara)’ 폭포처럼 넘치게 해 준다니 남자들 귀가 번쩍 뜨일 것은 당연한 일. 이에 질세라 여성을 위한 ‘핑크 비아그라’도 현재 임상실험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영국 런던의 한 영화비평가는 여배우 니콜 키드먼을 ‘극장용 비아그라(theatrical Viagra)’에 비유했다. 98년 시장에 첫선을 보인 비아그라가 어느새 보통명사화됐음을 보여주는 예다. 며칠 전엔 미군에게 사살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의 가방에서 비아그라가 나와 화제가 됐다. 제조회사인 화이자가 ‘고단한 도피생활 중에도 꼭 챙겨야 할 필수품’이라는 광고 소재로 삼을 법한 일이다. 하긴 화이자는 작년 한 해에만 이 약으로 세계에서 17억3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니 우다이를 광고모델로 내세울 필요도 없을 테지만.
▷그런 비아그라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길 모양이다. 약효가 ‘고작’ 4시간인 비아그라에 비해 36시간이나 지속된다는 시알리스, 복용 15분 만에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레비트라가 국내에 곧 선을 보인다니 말이다. ‘고개 숙인 남성’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뭐라고 할 일은 아닐 게다. 하지만 멀쩡한 남자들까지 약을 찾아 헤맨대서야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남자들은 오래된 경구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길 일이다.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 말자.’
송 문 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
송문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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