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경기 용인 동백지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초기계약률이 90%를 넘어서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40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부동(浮動) 자금과 저금리 기조가 근본 원인이다. 금리가 낮다보니 갈 곳 없는 자금이 부동산을 떠나지 못하고 한탕을 노리거나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면서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황은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곳은 △재건축이 허용됐거나 각종 재건축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재건축아파트와 △신도시로 선정된 경기 김포와 파주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역으로 결정된 경기 평택과 오산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앞둔 충남 천안과 아산, 경기 광명시 등지이다. 모두 경기 동향과 관계없이 가격이 급등할 만한 ‘초특급 호재’를 갖춘 곳이어서 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지역에서는 미분양아파트가 생기고 프리미엄이 수천만원씩 붙던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분양가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된 ‘깡통’아파트도 나왔다.
아파트가격과 거래량의 관계를 6개 국면으로 나눠 부동산시장의 호황과 불황을 진단하는 ‘벌집모형’에 따르면 거래량이 줄고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는 최근의 시장 상황은 전형적인 침체기의 모습이다. 이 모형대로 부동산시장이 움직인다면 조만간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추락하는 불황기에 진입한다.
이런 예측이 가능한 데에는 정부의 강력한 시장안정 의지와 늘어나는 주택 입주 물량, 주택상품의 대체 투자상품으로 인식돼온 주식시장의 활황 전망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옥석을 가리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충고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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