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피크제란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한 나이가 되면 생산성 하락을 고려해 임금을 매년 낮추는 제도다.
산업은행 기획관리본부장 장재홍(張在洪) 이사는 "정년 퇴직자가 거의 없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고령 임직원들의 경륜을 활용하려면 임금 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시행을 목표로 곧 노조와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임금 피크제의 핵심인 임금삭감 시점을 신용보증기금과 같이 만 55세로 고려하고 있다. 또 산업은행은 내년부터 만 58세의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만 54세 때 가장 많은 임금을 주고, 만 55세부터 3년간 각각 54세 때 임금의 80%, 60%, 40%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 노조는 금융산업노조와 보조를 맞춰 '정년을 늘리고 임금 삭감 시점도 더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대현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만 60세로 정년을 연장해 달라고 사측에 요구했다"면서 "정년 연장 등의 조치 없이는 임금 피크제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보 직원들은 평균 퇴직 연령이 50대 초반이어서 임금 피크제로 정년 보장의 혜택을 보지만 산업은행은 정년까지 임금을 받고 퇴직하는 사람이 많아 임금 피크제는 사실상 임금 삭감의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뿐 아니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국책 금융기관들이 임금 피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4월 임금 피크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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