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승엽 "두방 추가" 시즌 48-49호 아시아 신기록 -7

  • 입력 2003년 9월 5일 01시 30분


삼성 이승엽이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기아전 3회말 무사 1, 3루 상황에서 강철민의 초구를 때려 장쾌한 장외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구=연합
삼성 이승엽이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기아전 3회말 무사 1, 3루 상황에서 강철민의 초구를 때려 장쾌한 장외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구=연합
딱 걸렸다.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기아전. 1-3으로 뒤진 3회 무사 1, 3루에서 타석에 선 이승엽에게 기아 투수 강철민이 던진 공은 입맛에 맞는 143km짜리 가운데 낮은 직구. 이승엽이 가볍게 걷어 올린 타구는 “딱!”하는 소리와 함께 담장 밖을 향해 날아갔다. 승부를 4-3으로 뒤집는 역전 3점 홈런.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은 130m짜리 장외 아치였다.

한번 홈런 맛을 본 이승엽의 방망이는 여기서 쉬지 않았다. 8회 2사후엔 기아 왼손 오철민의 공을 밀어 쳐 좌월 1점 홈런을 날리며 대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팬들의 환호 속에 그라운드를 유유히 돈 이승엽이 홈을 밟는 사이 삼성구단이 2일부터 3000만원을 들여 좌측 외야펜스 뒤에 설치한 ‘아시아 신기록 카운트다운 대형 표지판’의 숫자는 ‘D-7’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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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소다도 놀란 이승엽홈런

홈런 2위 현대 심정수(46개)와는 3개차.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이승엽은 124타점으로 심정수(122)를 제치고 타점 1위 자리까지 되찾았다.

이승엽의 이날 48호, 49호 홈런은 지난달 29일 사직 롯데전 이후 5경기 6일 만에 터진 것. 마침 LA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부사장과 스카우트진이 지켜 보는 가운데 터진 것이라 주가가 한층 더 높아졌다. 팀이 소화한 109경기에서 48호 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경기당 0.450의 페이스로 올 시즌 예상 홈런 수는 60개. 이런 페이스라면 아시아 홈런기록(55개) 경신은 23일부터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기아와의 원정경기 4연전 중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11연승 행진 중이던 기아를 9-4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하며 다시 단독 2위로 치고 나갔다. 한편 해외 유출 논란이 일었던 이승엽의 300호 홈런 볼이 삼성전자의 협력업체인 에이스테크놀러지㈜에 넘겨졌다. 6월 22일 300호 홈런 볼을 주운 이상은씨(27)는 공을 넘겨준 대신 1억2000만원을 받았다. 그동안 말이 많았던 공식 인증 문제도 전날 삼성에 이어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0호 홈런 볼 인증서’에 사인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갈 길 바쁜 LG에 8-0 영봉승을 거두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여자프로골퍼 한희원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두산 선발투수 손혁은 한희원이 고국을 찾은 것에 힘을 얻은 듯 6이닝 동안 산발 3안타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타선에선 1회 1사 3루에서 안경현이 왼쪽안타로 결승타점을 올렸고, 3-0으로 리드하던 5회에는 홍성흔이 3점 홈런으로 6-0으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롯데도 대전 한화전에서 10안타(2홈런)의 맹타를 앞세워 6-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승엽 한마디=LA다저스 스카우터가 와 있는 건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제 그럴 때는 지나지 않았는가. 평상시대로 타격했다. 오늘 다행히 팀도 이기고 홈런도 쳐서 기쁘다. 사실 요즘 몸이 너무 안 좋다. 발목, 허리, 무릎 안 아픈 곳이 없다. 큰일 났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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