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미국 LPGA투어를 강타한 ‘코리안 파워’의 숨은 주역으로 부모들을 꼽았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한국 골퍼 아버지들의 ‘바지 바람’ 논쟁에 대해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을 강조하며 한국 선수들의 편을 들어준 셈.
미LPGA는 지난달 일부 한국 선수들의 아버지가 딸의 공을 치기 좋은 자리로 옮겨 놓는가 하면 그린 뒤에서 수신호로 방향이나 적당한 클럽을 알려주는 부정행위를 한다며 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골프 칼럼니스트 마이클 애커시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아시아 골퍼들은 LPGA가 고향’이라는 칼럼에서 ‘한국선수 부모에 대한 오해는 한국문화가 (미국문화와) 다르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테니스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미국도 일부 스타들의 부모가 지나친 간섭을 한다’며 ‘한국 부모들은 자신의 삶을 팽개친 채 낯선 땅에서 언제나 자식들과 함께 한다’고 썼다. ‘부모님은 빨래를 해주고 좋은 식당을 찾아주며 나를 위해 요리까지 한다’는 김미현의 말도 인용했다.
재미교포 골퍼 크리스티나 김(한국명 김초롱)은 이 칼럼니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모든 것을 함께하는 문화”라고 이해를 구했다. 한국 여자골퍼가 올 시즌 합작한 6승은 피나는 훈련과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부모들 사랑의 힘도 그에 못지않았다는 것.
애커시는 부모들이 경기 도중 한국어로 부적절한 지시를 하는 등 부정행위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어장벽 때문에 겪게 되는 문제’라고 풀이했다.
또 “부모들이 ‘더 잘해라, 선수들과 프로암 출전선수들, 스폰서 관계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라’는 말 정도밖에는 하지 않는다”는 여민선의 말을 빌려 ‘한국인 골프 대디’에 대한 비난이 편견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편 이 칼럼은 지난달 열린 LPGA 퀄리파잉스쿨에 32명의 아시아 선수들이 출전해 한국 선수 6명을 포함해 14명이 1차 예선을 통과했다며 ‘황색 바람’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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