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복구대책 마련과 인력지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장’의 목소리가 가감 없이 전달되어야 한다. 탁상공론에서 나오는 대책은 예산 및 성금 낭비를 가져오게 되고 피해주민의 재기 의욕을 꺾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모든 공무원은 자신이 실제로 태풍 피해를 당했다는 심정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 여야 의원이나 고위직 공무원들의 생색내기 현장방문이나 상대방을 의식한 선심지원책 남발 등은 재해극복에 도움은커녕 해가 될 수 있다.
재해지역 선포와 재해대책 관련 예비비 지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난해 태풍 ‘루사’의 피해가 채 극복되지 못한 지역이 또다시 ‘매미’의 피해를 당한 것은 복구비의 늑장 지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여야가 재난 극복을 위한 빠른 추경예산 편성에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군 경찰 소방대원의 노고가 빛난다. 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인력과 장비를 갖춘 기업이 자발적으로 재해복구에 나설 경우 공사 수주 우선권을 주는 방안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국민 모두의 지원과 봉사다. 국민 한 사람이 피해를 본 주민 한 사람씩을 돌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재난극복은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태풍으로 사과가 모조리 떨어진 어느 과수원 주인은 “나보다 더 심한 피해를 본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라며 오히려 다른 이들을 걱정한다. 그 순박한 민심 속에서 우리는 재난극복의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한다. 고통은 나누어 가질 때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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