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과의 평가전에 올림픽대표팀은 차포 떼고 나가야 하는 처지. 주축인 이천수와 박지성이 소속팀 사정상 합류가 불가능하기 때문.
그래도 15일 경기 파주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한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는 ‘일본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가 ‘이’ 대신 ‘잇몸’으로 믿는 구석이 바로 ‘국내 최고의 사이드 어태커’로 성장한 최태욱(22·안양 LG)이다.
최태욱은 7월 일본 원정경기(1-1 무승부)에서 대포알 같은 27m 중거리슛을 터뜨린 주인공.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뛰어난 공간 침투 능력에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중거리 슈팅력이 일품이다.
현재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붙박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최태욱은 올림픽대표팀 멤버 중 지난해 한일월드컵 무대를 밟은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큰 경기 경험이 많아 올림픽대표팀 합류 이후 3골을 잡아냈고 최전방 공격수인 조재진과 호흡을 맞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본대표팀의 야마모토 마사쿠니 감독이 7월 1차전에서 조병국의 자책골로 패배를 모면한 뒤 한 말은 달라진 최태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태욱은 매우 잘 뛰는 선수다. 충분히 막을 수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수비진이 최태욱을 상당히 두려워했다.”
전날 프로리그 출전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 것으로 첫날 훈련을 마친 최태욱은 “솔직히 세계 최고의 리그인 스페인 무대에서 뛰는 천수가 부럽다”며 “올 시즌을 마치고 유럽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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