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권경회/장애友들도 잘 걷고 잘 뛰게

  • 입력 2003년 9월 15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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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회
얼마 전 경기 과천의 정신지체장애아동 30여명이 체육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을 맞아 과천시청 상황실에서 평가회를 가졌다.

과천시의 지원으로 서울대에서 특수체육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시작한 이 체육교실은 장애아동을 둔 우리 가족들에겐 새로운 희망의 보금자리가 됐다.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자원봉사하며 땀을 흘린 선생님들, 아이들과 함께 뛰어준 엄마들의 정성이 떠오른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장애아동들은 사소한 동작부터 부모와 함께하는 간이 야구경기까지 즐거운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었다.

그동안 정신지체장애아동의 부모들은 글씨를 가르치는 등 학습시키는 것에만 급급했던 게 현실이다. 장애아동들은 학교 체육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고, 가정에서도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없어 체력 단련은 물론 평형감을 기르는 기본동작도 잘 안되는 형편이었다.

줄넘기와 공차기를 못하는 것을 속상해하고 안타깝게 생각할 뿐 ‘왜 못하는지’, ‘잘 할 수는 없는지’ 등을 짚고 넘어갈 기회가 거의 없었다. 걷고 뛰는 이동능력이 있다는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특수체육을 전공하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동작을 일일이 분석하고 지도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체육활동을 처음 시작할 당시와 1년이 지난 지금의 활동 모습을 동영상으로 비교해봤다. 던지기 받기 달리기 공차기 훌라후프 줄넘기 등 개별 활동, 부모와 함께하는 건강체조 등을 배우는 과정에서 처음엔 어색해하던 아이들이 기량이나 체력 면에서 놀랍게 발전했다. 특히 일반 아이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익히면서 생활에서도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장애아동들의 부족한 모습에만 집착해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채워줄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만큼 마음의 문이 닫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과천의 장애아동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다가설 준비를 하고 있다. 과천은 물론 전국 어디서나 장애아동들과 부모들이 즐겁게 교육 받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권경회 과천시 장애우 부모회장·경기 과천시 부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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