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성한 감독이 ‘진필중 딜레마’에 빠졌다.
진필중(31)은 기아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박재홍과 함께 영입한 ‘비장의 카드’.지난해 마무리 부재 속에 신인 김진우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기아는 시즌 뒤 두산에서 최고의 마무리 요원으로 활약했던 진필중을 거금 8억원에 스카우트했다.
하지만 기대는 잠시뿐. 올 시즌 중반부터 위기상황에 나가 오히려 불을 지르는 일이 계속되더니 급기야 지난달 2군으로 추락했다. 그가 2군으로 떨어진 것은 95년 프로입단 후 처음. 부진 이유는 2∼3년 전에 비해 공 끝이 눈에 띄게 무뎌졌고 자신감도 많이 잃어버린 탓이다.
3주 동안 2군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은 진필중은 지난달 말 1군에 복귀했으나 한달 가까이 팀 기여도가 거의 없는 상태. 1군 컴백 후 겨우 3경기에 등판해 1 세이브를 따냈을 뿐이다.
지난달 28일 광주 삼성전 이후 보름여 만에 등판한 14일 사직 롯데전에선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김성한 감독은 오히려 혹평을 내렸다.
김 감독은 “안타를 맞지 않았지만 타구가 모두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은 공이었다. 볼끝도 무디고 스피드도 형편 없었다”며 불만족스러워했다. 그는 “계속 어깨가 뭉치고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길래 몸을 스스로 만들라는 의미에서 그동안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었다. 그러면 알아서 몸을 만들어야 프로 아닌가. 지금 상태론 써먹을 데가 없다”고 말했다.
기아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타격도 상승세고 김진우 리오스 존슨 등이 버틴 선발투수진도 안정돼 있다. 한 가지 걱정거리가 바로 불펜진. 현재 ‘잠수함 투수’인 이강철과 신용운으로 마무리를 꾸려가고 있지만 다른 팀에 비해 여전히 불안하다.
김감독은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야지 어쩌겠느냐”며 한숨만 짓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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