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승엽(27·삼성)의 방망이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시아 신기록을 불과 3개 남겨 놓고 5경기째 헛손질이다.
이승엽의 시즌 예상 홈런은 10일 한화전에서 52호와 53호를 연거푸 날릴 때만 해도 62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수치는 5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치면서 59개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대해 이승엽은 “최근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홈런이 안 터진다고 초조해하거나 부담감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말뿐. 실제로 이승엽은 16, 17일 두산전에선 8개의 타구 중 무려 4개를 초구에 갖다댈 정도로 조급했다. 경기 후 그는 “처음부터 좋은 공이 와서 친 것”이라고 했지만 초구 공략은 홈런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
반대 의견도 있다. 홈런은 없었지만 모처럼 4타수 2안타의 맹타를 날린 17일 경기를 관전한 김소식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은 “현재 이승엽에게서 기술적인 문제점은 찾을 수 없다. 홈런이 없었던 것은 팀 배팅에 치중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일본의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 라이온스)가 49홈런, 터피 로즈(긴테쓰 버펄로스)가 48홈런을 기록하며 시즌 막판 맹렬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어 현해탄 너머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
카브레라는 지난해, 로즈는 2001년 잇달아 55홈런을 날리며 오 사다하루(왕정치) 다이에 호크스 감독이 64년 세운 아시아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룬 거포. 카브레라는 최근 10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몰아쳤지만 18일 현재 10경기, 로즈는 9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14경기가 남은 이승엽이 아직은 유리하다.
대구=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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