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승엽(27·삼성)의 대포가 연일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시아 신기록을 불과 3개 남겨 놓고 18일 두산과의 대구경기까지 벌써 6경기째 헛손질이다. 시즌 예상 홈런은 10일 한화전에서 52호와 53호를 연거푸 날릴 때만 해도 62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수치는 6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치면서 59개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이승엽은 “최근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홈런이 안 터진다고 초조해하거나 부담감은 없다”고 말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말뿐. 이승엽은 주초 두산과의 3연전에선 12개의 타구 중 5개를 초구에 갖다댈 정도로 조급해 했다. “처음부터 좋은 공이 들어와 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초구 공략은 아무래도 홈런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
이에 대해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이승엽의 장점은 투수의 공을 자신의 몸에 최대한 가까이 붙인 상태에서 빠른 배팅 스피드로 타격 포인트를 찾는 것인데 최근에는 어깨가 공을 따라가면서 무리하게 끌어당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비록 홈런은 없었지만 이틀 연속 2안타를 날린 17, 18일 경기를 관전한 김소식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은 “현재 이승엽에게 슬럼프 기미는 전혀 없다. 홈런이 없었던 것은 팀 배팅에 치중했던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이승엽은 일본의 알렉스 카브레라(49홈런·세이부 라이온스)와 터피 로즈(48홈런·긴테쓰 버팔로스)로부터 막판 거센 추격을 당해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 로즈는 2001년, 카브레라는 지난해 55홈런을 날려 64년 오 사다하루(왕정치·다이에 호크스 감독)의 아시아 기록과 타이를 이룬 거포.
한편 궂은 날씨 속에 치러진 18일 대구경기는 삼성이 1회 마해영의 결승타, 3회 김한수의 쐐기 3점홈런을 앞세워 8-2로 대승. 삼성은 4연패에서 벗어나며 2위 기아를 1승차로 추격했다. 잠실(LG-한화)과 문학(SK-기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대구=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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