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사는 곳은 바닷가다. 주민 대부분이 생업으로 가두리양식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태풍 ‘매미’로 인해 모든 양식장이 큰 피해를 봐 어민들은 시름에 빠져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바닷가가 때 아닌 낚시꾼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양식장이 무너져 버려 어민들이 밤낮으로 애지중지 키워온 물고기가 바다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광어나 우럭 등 고급 어류가 낚시꾼의 재미를 맘껏 충족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생계를 잃고 시름에 빠진 이재민을 돕지는 못할망정 이들 앞에서 태연히 낚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이들에게도 인격(人格)이 있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할 따름이다. 고통받고 있는 이재민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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