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개막되는 2003∼2004시즌을 앞두고 호주 시드니에서 팀 동료들과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맥도웰이 남다른 각오를 보이고 있는 것.
평소 그는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성격. 하지만 이달 초 모비스에 합류하면서 머리를 빡빡 밀고 결의를 다지더니 훈련태도도 과거 어느 해보다 진지해졌다.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외국인 센터 바셋의 빠른 적응을 위해 군기를 잡는가하면 신인 김동우에게도 조언을 해주며 맏형 노릇까지 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비 시즌에는 운동과 담을 쌓아 120kg까지 나갔던 체중도 요즘 108kg선을 유지하고 있다. 계절이 북반구와 반대로 초봄에 접어든 호주에 와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나빴는데도 4차례 연습경기에서 평균 20점, 10리바운드를 올렸다. 21일 호주 프로 2부 올스타팀과의 연습게임에서 패한 뒤에는 최희암 감독에게 심야 면담을 자청해 1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맥도웰의 변신은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몇 년 더 한국에서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기 때문. 지난 시즌 SK빅스(전자랜드)와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자칫 한국에서 설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
97∼98시즌을 시작으로 이번 시즌까지 6년 연속 뛰고 있는 맥도웰은 그동안 한국에서 40만 달러 정도를 벌었다. 그 돈으로 2000년 결혼하고 애틀랜타에 집도 장만했으며 지난해에는 아들까지 얻었다.
맥도웰의 은퇴 후 희망은 햄버거 레스토랑 사장. 시드니 한국 식당에서 갈비와 상추쌈을 능숙하게 먹고 한국어로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할 만큼 한국 사람이 다 된 맥도웰은 “꿈을 이루려면 갈 길이 멀다. 이번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내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시드니=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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