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아! 이승엽…연속경기 기아투수 볼…볼…볼

  • 입력 2003년 9월 24일 23시 28분


이승엽의 홈런포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이승엽을 바짝 뒤쫓던 심정수의 홈런포도 침묵을 지켰다. 이제 앞으로 남은 경기는 이승엽 7경기, 심정수 5경기.

24일 광주구장에서 연속경기로 열린 기아-삼성전. 외야석엔 홈런 볼을 잡기 위한 대형 잠자리채들이 날아다녔고 기아 투수들이 볼을 던질 때마다 관중석에선 “우∼”하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전날 9000여명의 관중에 이어 이날은 개막전(1만4600명) 이후 최다관중(1만1257명)이 빼곡히 들어차 분위기는 한국시리즈 같았다.

이상 열기의 주인공은 물론 삼성 이승엽(27). 그가 타석에 설 때마다 광주 팬들은 박수와 함성을 아끼지 않았다. 연속경기 1차전에선 기아투수들의 집중견제가 눈에 띄었다.

볼, 볼, 볼…. 이승엽은 첫 타석부터 세 번째 타석까지 연속 3개의 볼넷을 얻어 제대로 타격할 기회조차 없었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선 중견수 뜬공.

연속경기 2차전에선 조바심이 방망이를 무디게 만들었다. 경기를 앞두고 오전 3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승엽은 스윙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한 채 삼진(1회)-좌익수 뜬공(3회)-유격수 실책(6회)-1루수 땅볼(8회)에 그쳤다. 54호 이후 3경기째 무홈런.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오늘은 내가 칠 만한 공이 없었다. 상대투수들이 실투 없이 잘 던졌다. 아직 초조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팀은 1차전에서 6-6으로 비겼으나 2차전에선 삼성이 5-4 한 점 차로 이겨 기아와 공동 2위에 올라섰다. 삼성은 2-4로 뒤진 6회 2사후 이승엽이 유격수 실책으로 진루한 뒤 바뀐 기아 투수 진필중을 상대로 마해영이 1타점짜리 적시타, 양준혁이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승부를 뒤집었다.

기아 이종범은 연속경기 1차전에서 1회 2루도루를 성공시켜 현대 전준호(430도루)에 이어 통산 2번째 400도루를 달성했다.

한편 심정수는 수원 한화전에서 4타석에 나와 볼넷 2개를 얻고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한화는 1-4로 뒤지던 8회초 6안타 1볼넷에 상대 실책 3개를 묶어 대거 7득점한 데 힘입어 10-4로 역전승했다. 한화는 4위 SK를 2게임차로 쫓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광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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