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길연(42)의 세 번째 창작집. 가족관계에 나타나는 모순과 부조리를 남녀의 대립으로 보았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창작집에서 작가는 그 이면의 진실을 포착하고 있다.
‘남루를 짓다’에서 주인공 ‘나’의 아내는 집요하게 이혼을 요구한다. 시누이의 아이가 실은 남편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만 것.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가지만 그 이유는 남편의 부정(不貞) 때문이 아니다. 아내를 ‘그들’을 위한 변방인으로 만드는 남편과 시댁 사람들의 음습한 공모 때문이다.
1984년 중편 ‘가족수첩’으로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한 작가는 올해로 등단 20주년을 맞았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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