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뜰채로 걷어내면 ‘홈런인가, 아닌가’

  • 입력 2003년 10월 1일 17시 41분


아시아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는 이승엽(27·삼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춤추는 잠자리채와 뜰채. 이런 모습은 우리보다 프로야구 역사가 긴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전례가 없다. 이들은 대신 야구글러브를 손에 끼고 관전한다. 98년부터 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뉴욕 메츠에서 코치연수를 받은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미국에서 잠자리채를 본 적이 없다. 다른 관중의 관전을 방해할까봐 금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의 타구가 담을 넘기 전 뜰채로 걷어내면 홈런일까, 아닐까?

정답은 심판의 판단이다. 야구규칙에 ‘타구가 확실히 필드 밖으로 나갔으리라고 심판이 판단했을 경우는 관중이나 새 등에 닿았을 때도 본루가 주어진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판단이 쉽지는 않다.


5월 20일 LG-현대의 잠실경기에서 LG 최동수가 가운데 담을 넘기는 홈런성 타구를 쳤지만 관중이 손으로 잡다가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뜨렸다. 심판의 판정은 2루타.

또 있다. 박찬호도 LA다저스 시절인 2000년 5월 3일 애틀랜타전에서 홈런성 타구를 터뜨렸으나 볼이 관중석 어린이의 글러브에 맞아 홈런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반대로 96년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선 양키스의 데릭 지터가 날린 타구는 펜스 너머로 손을 내민 어린이의 글러브에 잡혔으나 홈런으로 인정됐다. 판정을 내린 1루심은 경기 후 비디오를 통해 다시 상황을 본 뒤 오심을 인정했다.

이승엽의 타구가 잠자리채 안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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