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내년 빅리그서 꿈 이룰터”…MVP 국민타자 이승엽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8시 04분


“이 영광을 아내와 함께.”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국민 타자’ 이승엽이 부인 이송정씨와 함께 트로피와 꽃다발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주훈기자
“이 영광을 아내와 함께.”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국민 타자’ 이승엽이 부인 이송정씨와 함께 트로피와 꽃다발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주훈기자
“최우수선수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

올해로 벌써 5번째. 프로 9년 동안 5차례 최우수선수 수상이라니….

단상으로 올라간 이승엽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 총재로부터 2000만원 상당의 순금 공을 받은 뒤 객석을 보며 손짓을 했다. 부인 이송정씨(21)가 단상으로 올라오자 이승엽은 환한 미소로 포즈를 취하며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맞았다. 그는 세계 최연소 300홈런을 때려낸 뒤 “300호 홈런까지는 부모님 몫이고 그 이후 홈런은 아내의 몫”이라고 했을 정도로 애처가.

아시아 최다홈런 신기록(56)을 세운 올해 이승엽의 MVP 수상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가 끼친 영향은 엄청났다. 홈런을 칠 때마다 팬들은 기뻐했고 홈런을 때려내지 못하면 같이 아쉬워했다. 즐거울 일 없었던 사람들에게 그는 희망을 안겨준 의미 있는 존재였다.

정규시즌 MVP 경합에 나섰던 한국시리즈 MVP 정민태(현대)도 투표 전 “당연히 승엽이가 받아야죠”라며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을 정도.

7년 연속 30홈런, 6년 연속 세 자리 득점, 시즌 최다타점(144), 세계최연소 300홈런, 아시아 최다홈런…. 일본 프로야구의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그랬듯 국내 무대를 평정한 이승엽은 이제 더 큰 무대로 나간다. 한국 최고의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해낼지 궁금하다.

이승엽은 수상소감에서 “올해 32개(통산 300호 홈런)의 홈런을 목표로 했는데 상상도 못할 성적을 냈다. 동료와 코칭스태프 등 주위에서 잘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게 비결이다. 내년엔 새로운 곳에서 꿈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사흘 뒤 자유계약선수(FA) 신청을 할 예정. 1주일간의 공시기간을 거쳐 다음달 9일부터 FA로서 미국 구단측과 정식으로 협상이 가능하다. 그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미국 진출을 낙관하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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