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위해 싸웠던 선수들이 태극마크의 명예를 위해 다시 뭉쳤다.
2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야구대표팀 합숙훈련. 사흘 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지략 대결을 펼쳤던 김재박 감독(현대)과 조범현 감독(SK)을 비롯해 김성한 감독(기아)과 정진호 코치(현대) 등 코칭스태프와 21명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10도 안팎의 기온에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다소 쌀쌀한 날씨. 훈련을 하기엔 추운 날씨였지만 선수들은 수비와 타격훈련을 하며 금세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오랜만에 홈 대구구장에 선 이승엽(삼성)은 타격훈련을 시작하자마자 총알 같은 타구를 뿜어냈다. 그의 등번호는 36번이 아닌 27번. 경북고 시절의 백넘버이자 청소년대표로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 이 등번호를 달았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대표팀에선 27번을 달고 싶다고 했다.
연신 뿜어대는 호쾌한 타구에 김성한 대표팀 타격코치가 “방망이 잘 돌아간다”고 하자 이승엽은 “고향에 왔잖아요”라며 씩 웃어보였다.
불펜에선 대표팀 최고참인 이강철(기아·37)이 30여개의 피칭으로 몸을 풀었다. 동국대 4학년인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5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강철은 “우스워 보이지 않아요? 되게 쑥스럽네”라며 멋쩍은 표정.
주장을 맡은 이종범(기아)은 “일본이 한 수 앞선 것만은 분명하지만 일본야구에서 내가 얻은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알려줘 일본전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이날 2시간여의 훈련을 마친 뒤 김재박 감독은 “선수들 몸이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지만 차차 나아질 것”이라며 “이번 아테네올림픽 예선에선 한국과 일본이 1, 2위를 차지하지 않겠느냐”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멤버 전원이 모여 처음으로 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29일엔 청백전으로 실전감각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외야수 심정수(현대)가 어깨와 무릎 부상 때문에 대표팀 엔트리 제외를 요청해 김재박 감독은 이진영(SK)을 대체요원으로 합류시키기로 했다. 심정수 외에 김한수(삼성) 정민태(현대)가 허벅지 부상, 이승호(SK)가 팔꿈치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 전력에 차질이 예상된다.
아테네올림픽 티켓 2장이 걸려 있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는 다음달 5일 일본 삿포로에서 개막된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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