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재현 CJ회장, 조동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 이선화(CJ) 등과 프로암대회에 나선 미셸 위가 첫 홀부터 280야드가 넘는 장타를 때려내자 동반자들은 “듣던 대로 정말 많이 나가네”라며 한마디씩. 1번홀에서 친 미셸 위의 드라이버샷은 앞 조에서 친 박세리(CJ)보다 훨씬 더 날아갔는데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씨는 “드라이버를 참 잘 친다”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조동만 회장은 “우리보다 늘 100야드는 더 나가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미셸 위는 롱기스트 지정홀인 9번홀(파5·460야드)에서 힘차게 휘두른 드라이버가 320야드를 날아갔으나 오른쪽으로 밀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서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그는 또 내리막 경사의 18번홀(파5·495야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무려 345야드나 때린 뒤 150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2온에 성공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한편 이날 프로암대회를 앞두고 미셸 위와 같이 쳐보겠다는 참가자들의 요청이 밀려들어 대회 주최 측에서 조편성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
○…‘금강산도 식후경.’ 미셸 위가 이날 5번홀 그늘집에서 평소 먹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자장면을 ‘게 눈 감추듯’ 해 눈길. 27일부터 연습라운드를 해 온 미셸 위는 그동안 ‘자장면 타령’을 해오다 이날 처음으로 음료수만 판매하던 그늘집에서 식사가 가능해지면서 곧바로 자장면을 주문해 한 그릇을 싹싹 비운 것.
○…프로암대회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진행. 프로 선수를 포함한 출전자 5명이 각자 티샷을 한 뒤 가장 좋은 위치의 볼을 선택해 그곳에서 또다시 5명이 차례로 샷을 하고 퍼팅 역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시도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프로암 대회에 불참한 선수들은 이른 아침부터 연습그린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막바지 샷 점검에 열중. 이날 열린 프로암 대회에는 미국LPGA투어 상금 순위 등에 따라 32명만 출전, 나머지 37명의 선수는 연습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내년에야 미국LPGA투어 정규멤버가 되는 송아리(17)와 정일미(한솔)도 프로암 출전자에서 제외됐는데 정일미는 “프로암 대회에 안 나간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경기 준비에만 전념하겠다”고. 송아리는 오전 내내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한 뒤 “정말 샷감각이 좋다” 며 자신감을 피력.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날씨가 화창해지자 대회 관계자들은 오히려 걱정하는 모습. 이들은 “지난해 대회 때도 프로암과 1라운드까지는 날씨가 좋았지만 2,3라운드 때는 최악이었다. 제주 날씨가 하도 변덕스러워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눈치가 역력. 한편 제주 기상청은 이번 주말 구름 없는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 ○…나인브릿지골프장 회원들은 1000만원의 기금을 마련, 대회 기간 갤러리에게 음료를 제공키로 해 화제. 회원대표 피홍배씨는 “외국 명문 골프장 회원들은 자원봉사자로 대회 진행을 돕고 있다"며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LPGA대회에 회원들이 기여할 방법을 논의하다 이같이 결정했다“고.
○…‘원조 골프 아빠의 조언.’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가 프로암대회에서 박세리의 바로 다음조로 경기한 미셸 위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준철씨는 “딱 짜여진 틀에서 성장한 세리와 달리 미셸 위는 자유롭게 자란 것 같다.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어린 나이에는 기초를 잘 다져야 하며 지나친 주위의 관심이 오히려 자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또 “미셸 위가 무남독녀라 곱게 자랐겠지만 운동선수는 귀엽고 예쁜 것 버리고 승부근성과 남한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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