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실시된 미국인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72%, 남성의 64%가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스턴 브리엄 여성병원의 이 아이민 박사는 “운동 부족은 관상동맥질환, 뇌중풍, 성인 당뇨병과 각종 암 등 만성질환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이 박사의 경고는 몇십 년 전부터 알려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인들은, 특히 많은 여성이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운동을 하지 않는 걸까?
아마도 이는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2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하라는 운동원칙이 땀 흘리고 숨 차는 것을 싫어하는 여성에게 맞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 다른 이유는 일주일에 세 번이라는 접근법이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다. 최근 20년 동안에 나온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건강을 위해서 굳이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엔 거의 매일 30분씩 빠른 걷기와 같은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중요하지 굳이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물론 하루에 한 시간씩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게 체중 조절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의 반만 돼도 심장병, 뇌중풍, 당뇨병, 유방암, 결장암 등의 발생 위험률을 낮출 수 있다.
이때 운동은 먹는 것, 잠자는 것, 양치질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 포함돼 있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하루나 이틀쯤 거르는 방식이어야 한다.
운동이 일상생활로 자리 잡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나 이상 찾는 것이다. 또 운동을 같이 할 동료를 찾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학학회지에 실린 유방암과 운동량의 관계에 관한 논문에 따르면 일주일에 75∼180분 활발히 걷기운동을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위험률이 1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폐경기가 지난 여성 7만417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일주일에 10시간 정도 활발한 걷기나 그와 비슷한 양의 운동을 한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생위험률이 계속 낮아지긴 했지만 통계적으로는 75∼180분 활발히 걷기운동한 여성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한편 미국 피츠버그대학의 ‘신체활동 및 체중조절 연구센터’ 존 재키식 박사가 201명의 과체중 여성을 대상으로 운동량과 몸무게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모든 참여자에게 칼로리 섭취량을 평소 먹는 양의 31%, 즉 하루에 1200∼1500Cal로 줄이도록 했고 지방 섭취량도 20∼30%로 제한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누어 △격렬한 강도와 오랜 지속시간 △보통 강도와 오랜 지속시간 △격렬한 강도와 보통 지속시간 △보통 강도와 보통 지속시간 등의 운동을 했다.
재키식 박사는 “4개 그룹 모두가 체중에 현저한 변화를 보였다”며 “그러나 각 그룹 간에 얼마나 많이 감량했는지, 또는 얼마나 그 체중을 유지했는지는 큰 차이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통의 지속시간 그룹은 하루 40분 또는 일주일 200분 동안 운동을 했고, 높은 지속시간 그룹은 하루 60분 또는 일주일 300분 동안 운동을 했다.
그 결과 격렬한 운동을 한 여성이 보통 강도의 운동을 한 여성보다 체중이 더 많이 감소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운동의 지속시간은 체중 감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주일에 150분 미만 운동한 여성은 평균 4.7%의 체중이 감소한 반면 일주일에 200분 이상의 운동을 한 여성은 13.6%의 체중을 줄일 수 있었다.
체중 감량과 유지에서는 적당한 양의 운동을 하루에 한 시간 정도 하는 것이 짧은 시간의 격렬한 운동보다 효과적이다. 그러나 시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http://www.nytimes.com/2003/09/16/health/nutrition/16BROD.html)
정리=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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