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사실이다. 그 뿐이 아니다. 술 담배도 금기사항. 바로 건국대 체육부 얘기다.
요즘 건국대 체육부는 축제 분위기. 3일 대학축구추계연맹전에선 광운대를 꺾고 10년 만에 우승했다. 지난달 전국대학야구추계리그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는가 하면 9월에는 대통령기 테니스대회를 제패했다. 육상부는 지난달 열린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 국내 남자부문에서 1∼3위를 싹쓸이했다.
건국대 선수들은 대부분 고교시절 스타급이라기보다는 그 한 단계 아래 선수들. 그들이 펄펄 날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을까.
비결은 ‘3무(無)정책’이다. ‘3무’란 술-담배-휴대전화가 철저히 금지되는 것. 운동선수들에게 ‘술 담배 금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휴대전화까지 금지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문 예.
그러나 건국대 선수들은 5년 전부터 휴대전화를 갖고다니지 않는다.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잠깐씩 쉬는 휴식 시간조차 전화에 매달리는 등 운동에 집중할 수 없자 황규훈 육상감독이 ‘휴대전화 금지’ 제안을 했고 이를 각 종목 감독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한 것.
처음에는 선수들의 반발도 거셌다. 휴대전화를 빼앗으면 다시 몰래 가져오는 숨바꼭질이 계속된 것.
황 감독은 “한 번은 선수 숙소에서 휴대전화가 발견돼 그 자리에서 부숴버리고 해당 선수는 곧바로 퇴촌 시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퇴촌된 선수 부모가 찾아와서 ‘제발 다시 받아 달라’고 빌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숙소에 드나들 때마다 수위 아저씨들은 휴대전화나 술, 담배가 있는지 검사한다. 훈련 시간에 코치가 선수 숙소에 들어가 ‘불시 소지품 검사’를 하기도 한다.
대학축구추계연맹 결승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김태영(4년)은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더 편하다”고 말했다.
이신재 체육부장은 “선수들이 아직 프로가 아닌 만큼 철저한 정신력 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감독 코치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잘 따라주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기뻐했다.
대학축구연맹전에서 우승한 3일 오후. 휴대폰 없는 건국대 선수단 숙소에는 ‘우승 축하전화’가 쉼 없이 울리고 있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