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테이블 북(Coffee Table Book)’은 응접실의 탁자나 소파에 놓아두고 짬짬이 들여다보는 책을 말한다. 대개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사진으로 꾸며지고 크기가 큰 고급 판본이다.
최근 발간된 이 책도 이런 ‘커피 테이블 북’의 요소를 모두 갖췄다. 대형 판형과 풍부한 사진자료, 질 좋은 종이와 고급스러운 장정 등은 ‘겉보기’로도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가 화려한 외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용 역시 외관 못지않게 충실하다.
무엇보다 고대 중국에 관한 역사적 지식을 깔끔한 구성으로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신석기 시대부터 당(唐)대에 이르는 고대 중국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다루며 왕조가 바뀔 때마다 당시 왕조의 영역을 지도로 표시해 놓은 것이 이해를 돕는다. 왕조 중심의 역사 이야기 다음에는 고대 중국의 사회와 문화가 주제별로 나뉘어 등장한다. 중국인의 종교와 건축, 음악과 오락, 전쟁 등이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는 유물의 그림과 함께 설명됐다.
이후 등장하는 중국 미술품에 관한 설명은 풍부한 사진 자료를 활용한 이 책의 장점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금은 공예품, 옻 공예품, 도자기 등 중국 미술의 정수를 지면으로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고학적으로 방문해 볼 가치가 있는 유적지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역사 속에 묻혀있던 고대 중국은 현대에 되살아난다.
저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카 포스카리대 중국문헌학과 교수. 사진자료는 원서를 출간한 이탈리아 화이트스타 출판사가 직접 찍은 것이다. 한국어판은 원서를 번역한 뒤 한글 원고를 이탈리아로 보내 현지에서 제작했다. ‘고대 중국’은 이 책이 속한 ‘고대문명 시리즈’의 다섯 번째 편으로 이번에 ‘고대 인도’와 크메르문명을 다룬 ‘앙코르’도 함께 나왔다. 앞서 발간된 두 편은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 화이트스타 출판사의 ‘고대문명 시리즈’는 15개국에서 번역 출판됐다. 한국에서는 내년 하반기에 ‘고대 이집트’ 등 4편이 더 출간될 예정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