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힘-스피드 키워야 한국배구 살아남아”…獨 이희완감독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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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아시아의 기술과 남미의 파워를 접목한 유럽식 배구가 주도권을 잡을 겁니다.”

2003월드컵여자배구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이희완 독일 여자배구대표팀 감독(48·사진). 그는 세계여자배구의 판도가 현재 아시아와 남미, 유럽의 3강 구도에서 유럽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은 특유의 스피드에다 힘의 배구를 구사하는 남미 스타일, 기술과 조직력을 우선하는 아시아의 장점을 흡수해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

이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올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폴란드(1위)와 터키(2위)에 밀려 3위(6위 이탈리아는 개최국 초청으로 출전)에 그쳤기 때문. 그는 내년 5월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겨룰 상대팀 전력 분석을 위해 오사카로 왔다.

이 감독이 독일여자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은 99년. 코치로 참가한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독일을 8위로 이끈 공이 인정돼 감독에 취임한 것. 감독으로 처음 출전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6위.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이 감독은 바이엘팀 선수로 81년 독일에 진출, 94년 은퇴할 때까지 팀에 4차례 우승을 안기며 명성을 날렸다. 선수생활 틈틈이 쾰른체육대학에서 체육학 석사과정까지 마쳤을 정도로 학구파. 김철용 현 한국여자대표팀 감독과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그의 성균관대 동기생이다.

이 감독은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힘과 스피드를 보강해 나란히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사카=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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