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턱없는 몸값… ML 접어야겠다”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8시 19분


‘이 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22일 이승엽 부부가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하자 MLB.com의 LA다저스 홈페이지가 대문짝만하게 실은 사진. 그러나 ‘한국의 슬러거’는 다음날 어두운 표정으로 국내 복귀 의사를 밝혀 대조를 이뤘다. 자료=MLB.com LA다저스 홈페이지
‘이 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22일 이승엽 부부가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하자 MLB.com의 LA다저스 홈페이지가 대문짝만하게 실은 사진. 그러나 ‘한국의 슬러거’는 다음날 어두운 표정으로 국내 복귀 의사를 밝혀 대조를 이뤘다. 자료=MLB.com LA다저스 홈페이지
이승엽(27·삼성)의 국내 잔류에 힘이 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승엽은 23일 ‘사부’인 삼성 박흥식 코치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최선을 다해 봐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만약 뜻을 이루지 못하면 일본에 가기 보다는 삼성과 재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이승엽이 LA다저스 토미 라소다 부사장, 댄 에번스 단장과 면담한 직후 가진 현지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가족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며 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던 것과는 반대 상황. 이승엽은 에이전트 존 김으로부터 다저스의 입단조건을 전해 들은 뒤 다시 한번 ‘국민타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가 제시한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봉 100만달러(약 12억원)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액수였을 것이란 평가. 이는 이승엽이 그동안 “아무리 못해도 100만달러가 마지노선”이라고 밝혀 왔던 데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승엽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자 삼성 구단은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 김재하 단장은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게 최선이지만 국내에 남아 침체된 한국 프로야구에 열기를 불어넣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단장은 “1년 계약만 하고 내년에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못 박았다.

삼성은 23일로 자유계약선수(FA)에 대한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 기간이 끝나지만 내년 1월부터 협상을 해 이승엽과 계약하면 된다는 입장. 이승엽은 올해 연봉만 6억3000만원으로 FA 보상금이 28억3500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여기에 수십억 원을 호가할 고액 몸값까지 치르면서까지 그를 데려갈 구단은 없을 것이라는 게 삼성측의 판단이다.

삼성은 이승엽의 몸값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계약금을 빼고 한 해 연봉만으로도 최소 10억원은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이승엽 부부는 27일 오후 6시4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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