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한국에선 내가 짱.

  • 입력 2003년 12월 8일 11시 24분


요즘 국민타자 이승엽의 내년 시즌 진로를 두고 화제거리이다.

이승엽은 지난 11월 미국행에 올라 그동안 자신이 꿈꾸왔던 메이저리그 구단을 방문해 몇몇 구단과 협상을 펼치는가 하면 12월엔 일본길에 올라 TV방송 출연은 물론 일본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등 쉼없이 자신의 향후 진로를 모색중이다.

하지만 협상이 신통치 않다.

이승엽은 올시즌 중 조건에 상관없이 메이저리그에만 갈수 있다면 마이너리그라도 가겠다며 공언해 왔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고 FA를 선언하며 메이저리그 입성을 위해 미국시장 조사를 나섰으나 결과는 뜻밖이였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제시한 조건은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00만달러 수준. 계약기간도 3,4년이 아닌 2년정도. 여기다 마이너리그에서 1년정도 실력을 쌓는다는 조건등이다.

이승엽으로선 낮은 금액과 마이너리그 조건에 수모를 겪었다.

자신의 몸값과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에 걸맞는 대우를 바랬던 이승엽은 한국야구가 메이저리그 더블A급이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인식과 일본인 선수 마쓰이 가즈오가 FA선언이후 3년간 2000만달러선의 몸값을 제시받는 상대적 박탈감에 충격을 받았다.

예전 임창용과 질필중이 포스팅시스템에서의 한국야구에 대한 평가와 별반 차이가 없다.

300만달러를 원했던 임창용에게 65만달러의 응찰액과 진필중이 2002년 포스팅시스템에서 단 한개의 구단도 응찰하지 않았던 전례에서 보듯 한국야구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여기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다 메이저리그에 간 선수는 아직 한명도 없다. 검증이 되지 않은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선 위험한 모험이나 다름없다.

반면 이치로와 마쓰이, 노모등이 일본 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는등 일본출신 선수에 대한 검증 절차가 끝난 상태로 마쓰이 가즈오에 대한 영입경쟁이 치열하다.

또 한가지 이승엽의 몸값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예가 있다.

이승엽이 지난 6월22일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볼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공이 1억2000만원에 팔렸다. 또한 아시아 최다 홈런기록인 56호 홈런볼은 5천여만원에 기증되었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선 98년 마크 맥과이어가 때린 시즌 70호 홈런볼은 300만달러(약 36억원)에 낙찰되었다.

야구시장의 규모와 역사적 의미의 홈런볼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한국야구와 미국야구의 차이를 느낄수 있는 비교적 객관적인 수치가 아닐까.

이승엽은 아직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정식홈런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3월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홈런 2개를 친게 전부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루수는 팀의 주포로서 홈런 30개 이상을 때려내야 하는 자리다. 과연 검증되지 않은 이승엽에게 거액을 들여 팀의 주요자리를 주전으로 줄 수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몇 팀이나 될까...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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