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김 감독은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데릭 존슨의 교체 용병을 찾기 위해 자료를 뒤지느라 하루를 다 보냈다. 대타로 점찍었던 안드레 페리는 이미 오리온스에서 선점한 터라 마땅한 선수가 없어 애를 태웠다. 이성훈 사무국장은 이번 주 예정된 10개 구단 프런트 직원들의 미국프로농구 견학도 불참하기로 했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모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1라운드를 8승1패로 끝낸 삼성은 2라운드에서 3승6패로 곤두박질치더니 3라운드 들어 2경기에선 모두 패했다. 최근 4연패. 시즌 초반 만해도 TG삼보와 양강 체제를 굳힐 것 같더니 8일 현재 11승9패로 겨우 5할대 승률을 유지하며 공동 5위에 처져 있다. 슬럼프가 장기화될 경우 6강 플레이오프진출까지 걱정할 처지.
김동광 감독은 “처음에는 용병들이 헤매더니 국내 선수들까지 침체에 빠졌다”며 걱정했다. 무릎에 물이 찬 존슨은 최근 4경기에서 평균 10득점으로 공격력이 뚝 떨어졌고 로데릭 하니발도 체력저하로 공수에 구멍이 뚫렸다. 강혁은 왼쪽 발목 부상이고 서장훈은 컨디션 난조. ‘베스트5’가운데 주희정 만이 정상이라는 게 삼성 코칭스태프의 하소연이다. 단조로운 공격 루트로 득점력은 평균 80.0점으로 10개팀 중 8번째.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부상이나 체력만이 아닌 듯싶다. 팀 성적이 냄비처럼 확 달아오른 뒤 금세 식어버리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사라졌고 팀워크도 깨져버린 것. 용병들이 부진하면 국내 선수들이라도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 데 ‘남 탓’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인방송 최인선 해설위원은 “삼성은 이기던 지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것 같다. 신바람을 일으키는 게 중요하며 팀이 살아야 내가 산다는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뜩이나 많은 주름살이 더 깊어진 김동광 감독은 “초반에 오버페이스한 것 같다. 시간이 약인데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생겨 다행이다. 당분간 5할 승부가 목표”라며 답답해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