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저편 488…목격자 (4)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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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자키 선생님의 대용식은 주로 단빵이었어요. 왜 내가 그 맛을 알고 있냐 하면, 가즈에 부인이 내 몫까지 챙겨 주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했죠, 하지만 뭐 김치를 갖다 준 대가니까, 아무도 뭐라 하지 못했어요. 여기서 춘식이, 아 그때는 구니모토 우곤이었지만, 그가 등장합니다. 야, 이 빵 맛있어, 너도 절반 먹어 봐, 난 이렇게 말하고, 교실에서 당당하게 먹었어요. 몰래 몰래 먹으면 맛있는 것도 맛없어지니까 말이죠… 내가 받은 대용식, 내가 어떻게 먹든 내 마음이잖아요, 혼자서 먹든, 친구하고 나눠 먹든… 친구, … 그래요, 그때 우리는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고, 그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우리 둘 다 공부는 그렇게 잘 하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끝에서 맴돈 것은 아닙니다, 중간 정도였죠. 우리는 주로 운동을 했어요. 춘식이는 학교에 있을 때 말고는 거의 둑 위를 달리거나 내일동에 있는 권투클럽에 다녔고, 나는 운동이란 이름 붙어 있는 거면 뭐든 했죠. 축구, 야구, 수영, 유도, 검도, 씨름… 뭐 운동한다고 득되는 시절이 아니었으니까, 운동하라고 권하는 부모는 한 사람도 없었어요. 운동하는 거 알면 오히려 하지 말라고 기를 쓰고 막았죠. 그래서 우리 둘은 좀 각별한 존재였어요.

아 또 자랑을 늘어놓게 되는데, 밀양은 아주 좁은 동네지만 권투클럽이 네 군데나 있었습니다. 경상남도대회에서는, 어떤 종목이든 밀양 출신이 상위권을 차지했죠. 밀양은 은어하고 영남루, 사명당, 아랑, 밀양아리랑만 유명한 게 아니에요. 운동하고 싸움으로도 그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물론 그 선두에 구니모토 형제가 있었죠… 언젠가, 춘식이가, 권투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그럽디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열대여섯 살 때 일입니다. 밀양강 가에서 기본자세와 가벼운 타법을 배웠죠. 두 달이 지나자, 꽤 실력이 붙었다면서 권투클럽에 가서 한판 붙어보자고 합디다. 그래서 갔죠, 둘이 나란히 뛰어서 내일동 권투클럽으로. 나 글러브, 그때 처음 껴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링에 올라가라고 하더니, 마주 보고 자세를 취하는 순간, 강펀치가 막 날아오는 겁니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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