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미치는 영향은=이번에 발견된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독감의 잠복기는 1∼5일인데 음성에서 닭의 집단 폐사가 완료된 시점으로부터 이미 나흘이 지난 데다 현재까지 고열이나 마른기침 등 독감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없기 때문.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앞으로 4∼5일 후에도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사실상 이번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자주 일으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최근 독감 예방백신을 접종받았다 해도 홍콩 조류독감에는 듣지 않아 예방효과가 없다.
전문가들은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닭고기를 먹을 때 높은 온도에서 튀기거나 삶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경제적 피해도 클 듯=조류독감 발생으로 축산물 수출과 해외 관광객 유치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미 일본이나 홍콩 중국 등으로의 닭 수출은 12일부터 중단돼 양계 농가에는 ‘발등의 불’이 됐다. 수의과학검역원 김재홍(金載弘) 조류질병과장은 “최종 발생일부터 6개월 동안 추가로 가금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수출이 재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을 찾으려고 했던 해외 관광객 가운데 상당수가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광업계는 우려한다.
▽비상체제에 들어간 방역당국=농림부와 보건복지부는 홍콩 조류독감과 동일한지를 가리는 최종 시험 결과가 한 달 뒤에 나오는 만큼 독감 예방 차원에서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10km 이내 지역을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방역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또 △도살작업에 참가한 인부 50명을 고(高)위험군 △반경 1km 내 59가구 주민과 3km 내 양계장과 오리농장 등 12개 농장 종업원을 중(中)위험군 △3∼10km 내 양계장과 오리농장 등 41곳의 종업원을 저(低)위험군으로 분류해 예방조치를 할 방침이다.
현지 주민들도 갑작스러운 조류독감 발생에 당황하고 있다. 특히 방역 당국이 이 지역 농가에서 기르고 있는 닭과 오리에 대한 혈청검사를 실시해 조류독감으로 의심되면 모두 도살처분하기로 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닭이나 오리 등 조류에서 발생하는 독감으로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고병원성, 약병원성, 비(非)병원성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법정가축전염병인 고병원성에는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해 6명을 숨지게 한 급성 독감 바이러스 전염병인 ‘홍콩 조류독감’이 포함돼 있다. 당시 홍콩 당국은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140만마리에 이르는 닭을 도살한 바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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