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장준하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18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김 전 대통령을 면담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의문사위는 김 전 대통령의 증언을 인용, 75년 7월 29일 김 전 대통령과 장 선생이 점심식사를 같이하며 분열된 야당세력을 통합하고 재야 운동세력과 힘을 합쳐 유신체제를 분쇄하자는 데 합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가택연금으로 활동할 수 없었으며 야당이 분열돼 재야세력이 결집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야세력 통합의 실무책임을 장 선생이 맡게 됐다고 의문사위는 설명했다.
당시 장 선생이 “야망이나 대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 오로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매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김 전 대통령은 기억했다고 의문사위는 전했다.
의문사위는 또 김 전 대통령이 “내가 움직일 경우 동지들이 다치니까 장 선생이 (동지들을 규합하는 일을) 하게 됐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의문사위 김희수 제1상임위원은 “장 선생과 김 전 대통령이 75년 초 1, 2월경 만났다는 설과 7월에 만났다는 설이 있었는데 이번 조사로 75년 7월 29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중앙정보부의 1일 동향보고에도 장 선생이 75년 7월 29일 오전 11시부터 3시간반 동안 김 전 대통령 자택에서 밀담을 나눈 걸로 돼 있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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